3개월 전 축구장 4758개 규모의 산림을 태우고 4명을 숨지게 한 산청·하동 산불 원인이 실화인 것으로 드러났다.

화마가 휩쓸고 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 주택. 국제신문 DB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농장주 A(70대) 씨의 사건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3월 21일 오후 3시26분 산청군 시천면에 있는 자신의 돌배 농장에서 인부 3명과 함께 예초기를 이용해 고사리 생육을 방해하는 잡초를 제거하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당시 A 씨 배후에서 불길이 치솟자 흙을 뿌리는 등 자체 진화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았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A 씨 등은 “예초 작업 현장에서 불이 난 것은 맞지만 어떤 식으로 발화됐는지 목격하지 못 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CCTV 분석,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예초기 칼날이 돌무더기 등에 부딪혀 발생한 불씨가 마른풀에 옮겨붙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A 씨가 건조한 날씨에도 소방 장비 등을 갖추지 않고 작업을 지시한 점 등에 미뤄 산불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 산불은 213시간 만인 지난 3월 30일 주불이 꺼졌다.

이 기간 진화 중 불길에 고립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215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불은 산림 3397㏊를 태우고 주택 28곳, 공장·종교시설 각 2곳 등 시설 84곳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