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매년 여름 반복되는 양식업 피해에 대응해 품종 전환에 속도를 낸다. 고수온에 강한 벤자리 대량 생산 기술을 전국 처음으로 확보해 양식화를 추진하면서다.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육성하고자 이상기후 발생 때 대처가 빠른 스마트 양식 시스템 구축, 대피 어장 개발 등 지원 사업도 함께 벌인다.

해양기후변화 대응책을 발표하는 이상훈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최근 아열대 신품종인 벤자리‘의 월동 시험과 대량 종자생산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난류성 어류인 벤자리는 ’아롱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제주, 동중국해에 서식한다. 젊은 세대에게 횟감으로 인기가 높아 가두리 양식을 하는 일본으로부터 수입량이 증가하는 고급 어종이다.

경남어류양식협회의 기술 개발 요청으로 벤자리 양식 연구에 착수한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립수산과학원과 공동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통영·거제 해역 양식장 각 1곳에서 월동 시험을 진행했다.

해당 품종이 고수온에 강한 대신 저수온에는 취약한 특성을 지닌 터라 우리나라 겨울을 버티도록 계량하는 게 생산 기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도는 산란기인 6월보다 4개월 이른 2월에 수정란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소했다.

성체에 가까울수록 겨울나기가 유리한 탓이다.

조기 생산된 종자는 올해 12월까지 기존(30g)과 비교해 60g 정도 무거운 90g 이상 크기로 성장했고, 올해 초 유례없는 저수온 현상에도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이와 함께 양식 기간도 기존 36개월에서 30개월 미만으로 줄여 생산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올해에는 이런 기술을 활용해 양식 산업화가 추진된다.

최근 조기 수정란 600만 알을 어업인에게 분양했고, 자체 생산한 종자 6만 마리도 다음 달 초 제공할 계획이다.

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고수온 대응 품종 개발에 집중한다.

현재 대왕바리, 잿방어, 흑점줄전갱이 등 아열대 어종의 어미군을 확보하면서 연구 체계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우선적으로 오는 9월부터 선어회로 인기가 높은 ’점성어‘ 수정란 생산을 추진해 내년에 결과물을 낼 계획이다.

이런 정책은 지난해 여름 경남 양식어가 925곳에서 역대 최대인 659억 원 상당의 고수온 피해가 발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도는 지난 1월 수산자원과에 기후변화대응 파트(팀)를 신설해 대응 기반을 구축했다.

피해가 컸던 멍게 양식장 9곳을 오는 7월까지 수심 깊은 해역 등으로 이전하고, 비슷한 시기 고수온기 대피 어장 조성을 위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시범 사업으로 양식장 수심 조절 가능한 ’중층침설식 가두리‘를 설치해 그 효과를 검증한다.

아울러 수온·염도·용존산소 등 사육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이상현상에 신속 대응하거나 생산량 증대가 가능한 스마트양식 시스템과 자동화 시설·장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참돔·참굴·가리비 등 도내 주력 양식품종 고수온 내성강화 연구를 위해 경남수산육종연구센터 건립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면역증강제(63t), 예방백신(428ℓ) 공급 2배 이상 확대 ▷고수온 특보 발령 시 폐사 예방 차원의 양식어류 방류 등의 현장 중심의 정책으로 어업 피해를 줄일 예정이다.

이상훈 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양기후변화 대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육성하고, 깨끗한 바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