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2일 보석 허가 후 첫 재판을 받고자 법원에 출석하며 일부 유력 정치인과의 연루 의혹을 다시금 반박하고 나섰다.

22일 창원지법 출석 전 입장을 밝히는 명태균 씨. 김용구 기자

명 씨는 이날 창원지법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지난 12일 SNS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박형준 부산시장의 전화번호 자체가 없을뿐더러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공익제보자 강혜경 씨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2020년 11월 말이나 12월 초 박 시장이 명 씨를 찾아와 도와달라고 얘기했고 비공표 여론조사가 6, 7차례 진행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데 대한 반박이다.

그러면서 명 씨는 “그건 누구냐.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라며 “그가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한테 돈을 지급하고 여론조사를 7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명 씨는 지난해 12월 2022년 대구시장 과정에서 홍준표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비용 수천만 원을 홍 씨의 측근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감옥에 있는 저를 9차례나 고소한 홍 시장을 두둔할 리 있겠냐”며 “그에게 현금을 받은 건 없다. 김 전 소장이 수표 2장 받아 개인 카드값으로 쓰고 강 씨가 사비로 썼다”고 강조했다.

이후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의원 캠프나 보좌관으로 활동한 A 씨가 증인으로 섰다. 그는 명 씨에게 3000만 원을 빌려준 것을 계기로 친분을 쌓았고, 2022년 대선 당시 명 씨 운전기사 노릇을 하며 서울을 오가기도 한 인물이다.

검찰 측은 A 씨를 상대로 한 주 신문을 통해 명 씨가 김영선 전 의원과의 관계에서 우위에 있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명 씨 측은 반대 신문에 나서 A 씨가 지난해 검찰 조사 직전 김태열과 입을 맞춘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로 공세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차량 내부에서 명 씨가 이준석 의원과 통화하면서 김영선 의원 공천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걸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창원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강 씨를 통해 8070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5차 공판은 오는 28일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