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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행정낭비 말자” 전국 교통정기권 통합…韓은 ‘따로국밥’

부산 대중교통이 갈 길 독일 정책서 배운다 <2> 실패로 끝난 ‘베를린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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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티켓과 비슷한 베를린티켓
- 주 정부에 ‘이중부담’ 정책 실패
- 대신 계층별 세분화 추진 목소리

- 서로 호환 불가 K패스·동백패스
- 국·시비 활용 측면 효율 떨어져

‘독일티켓’은 자국의 교통 정기권을 통합했다. 주(州)마다 노선마다 따로 팔리던 정기권이 독일티켓으로 단일화했다. 기존 정기권 중엔 가족 단위 주말 여행객을 위한 단체권만 남았다. 평일 통근·통학자는 예외 없이 독일티켓을 사용한다. 도입 당시 독일티켓이 목표로 한 ‘통합 정기권’ 구상 그대로 독일사회에 안착한 셈이다.
독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트라세역. S반(광역전철)과 트램, 버스 정류소가 연계 인접해 있다. 독일교통정책연구팀 제공
독일티켓의 세분화 조짐도 감지된다. 통합 정기권의 편리함은 살리면서 이용자별 혜택의 범위를 넓히자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는 것이다. 별도의 티켓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독일티켓을 기반으로 저소득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가 좀 더 많은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K패스’와 부산시 ‘동백패스’처럼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가 출시한 정책이 상호보완 없이 운영되는 부산이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베를린 티켓’의 도입과 폐지

독일 베를린주의회 크리스티안 론네부르크(좌파당) 의원이 ‘베를린 티켓’ 도입 당시 제기된 비판을 소개하는 한편 독일티켓의 ‘사회티켓’ 확대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독일교통정책연구팀 제공
독일에서도 잠시나마 ‘따로 노는’ 정책이 병행됐다. 베를린주가 지난해 7월 ‘베를린 티켓’을 도입한 것이다. 독일티켓과 유사한 형식으로 사용 범위만 베를린으로 좁힌 모델이다. 연정기권(348유로)으로, 정식 명칭은 한 달 요금에서 따온 ‘베를린 29유로 정기권’이다. 본래 독일티켓의 전신 ‘9유로 티켓’이 운영을 종료했을 때 임시 후계자로 2022년 10월 한 차례 선보였다. 그러다 이듬해 5월 독일티켓 정식 운영이 확정돼 그해 4월 종료했다.

야심차게 재등장한 베를린 티켓은 출시 4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자취를 감췄다. 재정 문제였다. 독일티켓이 판매 중인데 베를린 티켓을 따로 파는 건 비효율이란 지적이 빗발쳤다. 베를린 티켓 재도입은 2023년 4월 베를린주정부 연립여당으로 집권한 기독교민주연합·사회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다. 사민당은 가격을 월 39유로로 올려서라도 정책을 지키려 했지만, 다른 분야에 돈을 쓰는 게 낫겠다는 카일 베그너 시장의 의지로 결국 폐지됐다.

크리스티안 론네부르크(좌파당) 베를린주의회 의원은 “바보 같은 짓이란 인상을 줬다. 주 정부에게는 이중 부담이기 때문이다. 독일티켓은 16개 연방주가 재정 절반을 부담한다. 그런데 베를린 티켓은 그렇지 않아도 가난한 베를린주가 독일티켓 혜택은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채 홀로 재정을 쓰는 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라리 독일티켓 안에서 소득이나 연령별로 가격을 차별화하는 방식이 베를린 티켓으로 인한 행정적 낭비를 줄이는 한편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독일티켓을 두고 “저렴한 가격을 통해 사회적 형평성을 높였다는 데 가치가 있다”며 “독일티켓 안에서 다양한 사회티켓으로 모델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독일 학계는 향후 독일티켓의 혜택 다변화가 나타날 거라고 전망한다. 독일티켓의 효과를 연구해온 뮌헨공대 알리스터 로더 교수는 “각 지역마다 이용자에게 경제적으로든 접근성의 측면으로든 좀 더 많은 편의가 제공되는 방식의 정기권 보완이 나타날 거라고 예견해볼 수 있다”며 “독일티켓의 효과는 각 가정의 생활비 부담 경감에서 확연했다. 앞으로는 여러 사회계층별로 더욱 세분화된 할인 정책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더 많은 혜택 향한 ‘재정 효율화’

독일티켓은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가 절반씩 재정을 부담한다. 올해까지는 30억 유로가 투입된다. 많은 예산이 드는 만큼, 어떻게 예산을 마련하는 게 효율적인지는 독일에서도 논의 대상이다. 바이에른주는 지난해 11월 연방정부의 완전한 재정 지원이 없다면 독일티켓은 앞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독일티켓이 좋은 정책이더라도, 재정 마련 방책과 집행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에는 전국에서 사용 가능한 K패스와 함께 광역자치단체 수준의 8개 정책이 각기 병행 중이다. 이들 중에는 ‘인천 I패스’처럼 K패스를 기반으로 지역별로 추가 혜택이 붙는 정책도 존재하지만, 부산 ‘동백패스’나 서울 ‘기후동행카드’와 같이 상호 호환되지 않는 정책도 있다. 이러면 정책별 예산을 따로 배정해 집행 비효율이 발생한다. 똑같은 정책에 들어간 세금인데도 정책별로 예산이 달리 투입돼 더 큰 혜택을 볼 여지가 좁아진다.

그런데도 ‘재정 효율화’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동백패스 가입자는 약 61만 명이다. K패스에 가입한 부산시민의 수는 약 19만 명이다. 둘 다 가입한 시민은 15만 명이다. 지난해 동백패스는 698억 원을 예산으로 책정했다. 같은 해 부산시가 확보한 K패스 예산은 총 85억9200만 원으로, 절반인 33억5500만 원이 시비다. 두 정책은 서로 호환되지 않아서, 둘 모두 이용하는 시민은 한 달에 얼마를 썼느냐에 따라 둘 중 하나의 혜택만 본다.

지난해 동백패스는 예산보다 많은 돈(774억 원)을 환급했다. 반면 K패스 예산은 약 19억 원을 남겼다. 시와 국가가 예산을 ‘효율화’해 시민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데 쓰일 수 있었던 돈이 적어도 19억 원인 셈이다. 올해는 K패스 예산으로 225억 원(시비 112억5000만 원)을 확보했다. 자연스럽게 올해는 훨씬 많은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쓰인다. 두 예산을 합쳐 하나의 정책에 쏟았다면, 더 많은 시민이 정책 혜택을 봤으리라 쉽게 예상된다.

‘독일교통정책연구팀’ 이영수 연구원은 “부산시 입장에서는 동백패스가 K패스보다 먼저 출시됐으니 정책을 없애거나 예산을 줄이기가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 사례에서 보듯 시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려면 세금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며 “부산은 영도구처럼 도시철도가 없고 노인 등 교통약자가 많은 지역 주민에게 더 많은 요금 혜택을 주는 등 동백패스를 ‘사회티켓’으로 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진 소장, 남원철 팀장(지역노동사회연구소 운영이사). 김상철 연구원(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 이영수 연구원(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K패스와 광역자치단체 대중교통비 지원 정책  ※자료 : 각 지자체, 국토교통부

이름 

 시행 시기 

 혜택 

 비고

K패스 

 2024년 5월 1일 

 월 15회~60회 이용액 일부 적립·환급

 

부산 동백패스 

 2023년 8월 1일 

 월 4만5000원 초과 이용 시 최대 4만5000원까지 동백전으로 환급 

 환급형

서울 기후동행카드 

 2024년 7월 1일 

 버스·도시철도 무제한 이용 월 6만2000원 

 정기권

인천 인천I패스 

 2024년 5월 1일 

 월 15회부터 무제한으로 K패스 적립·환급 

 환급형

인천 광역I패스 

 2024년 8월 26일 

 8만 원으로 한 달간 인천 광역버스 무제한 이용 

 정기권

광주 G패스 

 2025년 1월 1일 

 K패스 혜택 대상 이용자층·환급 비율 확대 

 환급형

경기 The 경기패스 

 2024년 5월 1일 

 무제한으로 K패스 적립·환급, 혜택 이용자층 확대 

 환급형

경남 경남패스 

 2025년 1월 1일 

 무제한으로 K패스 적립·환급, 혜택 이용자층·환급 비율 확대 

 환급형

세종 이응패스 

 2024년 9월 10일 

 2만 원 패스 구입 시 5만 원 한도로 세종 등 5개 지역 대중교통 이용 

 정기권

 


◇ 2024년 동백패스 연령별 이용 현황   ※자료 : 부산시

연령대 

 가입자 수(약) 

 평균 환급액 

 총 이용량

10대 

 2만1000명 

 2만3170원 

 575만3978회

20대 

 13만2000명 

 2만8580원 

 4656만528회

30대 

 9만7000명 

 2만7940원 

 2965만8714회

40대 

 10만8000명 

 2만7400원 

 3040만401회

50대 

 12만1000명 

 2만9000원 

 4482만8741회

60대 

 9만8000명 

 2만9960원 

 3751만6738회

70대 이상 

 3만4000명 

 2만7990명 

 1058만5702회

※1인당 평균 월 이용 횟수=4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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