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76일 된 여아를 방치해 영양 결핍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경남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4부(장유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법원은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3월 27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주거지에서 양육을 소홀히 해 딸 B 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B 양이 사망하기 20일 전부터는 매일 장시간 외출하며 집을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B 양이 분유를 토하는 등 수일간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B 양의 몸무게는 출생 당시 2.69㎏과 비교해 0.21㎏ 줄어든 2.48㎏에 불과했다. 이는 정상 체중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무게이다.

미혼모인 A 씨는 부모에게 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 출생신고는 물론 예방접종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에서 A 씨는 B 양이 특별한 이유 없이 돌연사했거나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검 결과 B 양의 사인이 영양 결핍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낳기 전 출산·양육 경험이 있었지만 아이의 건강상태 등을 알지 못했다는 A 씨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스스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피해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심각한 유기·방임으로 죄책이 무겁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혼자 아이를 양육한 점 등을 정상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