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시청에서 소란을 피운 뒤 자신을 내쫓는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원인 퇴거 조치를 적법한 공무집행으로 보느냐를 두고 법정 다툼이 치열했던 사건으로 직무 범위를 벗어난다며 무죄를 선고한 1·2심과 달리 대법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사건을 환송, 이번에 유죄가 인정됐다.

창원지방법원. 국제신문 DB

경남 창원지법 형사5부(김형훈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예비적 죄명 폭행) 혐의로 기소된 60대 A 씨에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0년 9월 통영시청 내 주민생활복지과 사무실에서 공무원 2명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만취한 A 씨는 휴대전화로 음악을 크게 재생하는 등 소란을 피웠으며 이를 제지하는 공무원에게 ‘너희가 똑바로 해야지’라며 욕설하고 멱살을 잡거나 뺨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를 쫓아내는 게 민원안내 업무를 맡은 주민생활복지과 공무원의 직무상 권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A 씨에게 폭행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 이어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무죄를, 폭행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은 공무집행방해의 적법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1·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당시 A 씨의 소란으로 정상적인 민원 상담이 이뤄지지 않아 업무 처리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공무원이 A 씨를 데려 나간 행위는 민원 안내 업무와 관련된 직무수행으로 포괄해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이 A 씨를 데려 나가는 과정에서 팔을 잡는 등 다소 물리력을 행사했다 하더라도 A 씨의 불법행위를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방법으로 저지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