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하지만 검찰이 한 위원장을 기소하면 해임 또는 직위해제가 될 수 있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업무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30일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 고위 간부 2명과 방송채널 승인 관련 심사위원인 교수 한 명이 구속되면서 방송 심의 관련 업무를 맡으려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괜히 심사위원을 맡았다가 시비에 휘말려 잘못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모두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또 조직 수장인 위원장이 수사와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방통위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무직 공무원인 방통위원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언제든 해임할 수 있다. 다만 해임을 할 정도로 문제가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공무원법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 해제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한 위원장이 구속은 피했지만 기소되면 해임 또는 직위 해제될 수 있다.

한 방통위 직원은 “조직이 언제쯤 정상화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산하기관 직원도 “조직이 멘붕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해야 하는데 결정할 사람이 없어 당분간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상임위원들의 임기도 속속 끝나는 상황이다. 이날로 임기가 끝나는 안 부위원장의 후임 자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최민희 전 의원을 추천한 상황인데, 국민의힘이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은 공석이 예상된다. 다음 달 5일 임기가 끝나는 김창룡 위원은 대통령 추천 자리라 후임이 바로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재(국민의힘)·김현(더불어민주당) 위원의 임기는 오는 8월 23일까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6기 위원회 출범은 8월 23일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한 위원장 재판이 끝나야 방통위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자리를 계속 지킨다면 정권 차원의 공격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