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르포] “애써 키운 물고기 폐사에 속 타들어 가…눈물 머금고 방류”

통영 가두리양식장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8-11 22:38:24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연일 폭염에 남해안 고수온 경보
- 말쥐치 숭어 등 떼죽음 속수무책
- 고수온 계속되면 어민 생존 위협

- 경남 477만마리 죽어 76억 피해
- 정부 어가당 5000만원까지 지원
- 대부분 보험 미가입… 보상 막막

11일 가두리양식장이 밀집한 경남 통영시 한산면의 추봉도 앞 해상. 이곳에서 가두리양식장을 운영 중인 나훈(49) 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연일 지속된 고수온으로 성장 중이던 말쥐치 30만 마리 가운데 10만 마리가 이미 떼죽음했고, 나머지도 활력을 잃어 유영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11일 경남 통영시 한산면 추봉도 앞 해상의 한 가두리양식장에서 성장 중인 말쥐치를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씨는 이날 말쥐치 10만 마리를 바다에 방류했다. 그는 “고수온으로 죽는 것을 바라볼 바에야 차라리 방류하는 것이 속이 편하다”며 “그러나 자식같이 키운 물고기를 보내자니 마음이 찢어진다”고 하소연했다. 방류 어가에 대해서는 어류 가격의 90% 수준에서 지원한다. 최대한도는 5000만 원이다.

이곳 해역에서 배로 20분가량 떨어진 한산도 앞 해상에 김선우(35) 씨가 운영하는 1㏊ 규모 가두리양식장에서는 한창 자랄 숭어 떼가 폐사해 허연 배를 드러내며 수면에 떠 올라 있었다. 악취가 코를 자극하지만 김 씨는 일손을 놓은 채 죽어가는 숭어 떼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어장에서는 며칠 사이 숭어 1만5000마리가 폐사했다. 김 씨는 “하룻밤 자고 나면 수백 마리가 떠오른다”며 “애써 키운 물고기가 죽어 나가는 것을 보니 속이 뒤집힌다”고 울분을 토했다.

폭염이 연일 계속된 데 따른 고수온 탓에 남해안 양식어류들이 떼죽음하고 있다. 이달 들어 전국 최대 해상 가두리양식장이 밀집한 경남 해역에서만 양식어류 477만 마리가 폐사했다. 통영시 373만 마리, 거제시 52만 마리, 남해군 27만 마리, 하동군 23만 마리, 고성군 1만 마리 등 광범위한 해역에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피해액은 76억6000만 원 상당이다.

경남 해역은 지난달 29일 고수온 주의보에 이어 지난 4일부터 고수온 경보로 격상된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내린 비로 섭씨 30도에 육박하던 수온이 26~27도로 내려갔지만 고수온에 장기간 노출된 어류가 지칠 대로 지쳐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양식어류는 고수온 스트레스가 누적돼 폐사한 지 며칠이 지난 후 수면 위로 떠 오르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바닷속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사료 공급을 중단하는 등 안간힘을 쓰지만 고수온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피해 보상도 막막해 어민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 보상 보험은 특약 조건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까닭에 어민 대부분은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 도내 가두리양식장에 입식된 어류는 모두 2억3000여만 마리다. 고수온이 지속하면 이들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어 업계는 비상사태다.

경남어류양식협회 이윤수(54) 회장은 “물고기가 더위를 먹고 비실비실해지면서 폐사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달리 대책이 없다”며 “수온이 내려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5. 5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8. 8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9. 9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10. 10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6. 6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7. 7‘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8. 8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9. 9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0. 10[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4. 4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5. 5[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6. 6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7. 7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8. 8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9. 9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0. 10부산신보 ‘민생안심 협약보증’ 한 달 만에 1000억 돌파
  1. 1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2. 2“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3. 3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4. 4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5. 5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9. 9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0. 10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6. 6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7. 7‘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8. 8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9. 9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10. 10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