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허남식(68·사진) 전 부산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허 전 시장의 고교 동창이자 ‘비선 참모’인 이모(68) 씨가 개인적으로 이영복 엘시티 회장에게 돈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전 시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허 전 시장은 이 씨에게서 이 회장에게 3000만 원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 돈을 선거운동 비용 등으로 사용하도록 승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는 이 회장이 허 전 시장에게 엘시티 사업과 관련된 청탁을 하려고 돈을 건네는 것을 알면서도 3000만 원을 받아 선거 홍보 비용으로 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허 전 시장은 돈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사용을 승낙하지도 않았다며 항소했다. 검찰도 허 전 시장에게 추징을 부과해야 하고 처벌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그런 만큼 이 씨 진술의 진위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씨가 ‘3000만 원 수수 사실’을 분명하게 보고했고 그때 나눈 대화 내용까지 기억한다고 진술하면서도, 정작 언제 어떤 방법으로 보고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2010년 지방선거 판세는 허 전 시장에게 유리했는데도 부정한 돈으로 이 씨가 홍보 활동을 하도록 승낙할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무죄가 선고되자 허 전 시장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법정을 빠져나왔다. 허 전 시장은 “이 씨에게서 (이영복에게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도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해 억울했다. 공직자는 자기에게 더 엄격하고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해야 된다는 것을 이번 판결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