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3일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해 8200선을 간신히 지키며 마감했다. 이날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
- 외국인·기관 11조 대규모 투매
- ‘한국형 공포지수’ 90선 재근접
국내 증시가 23일 역대급 폭락세를 보이면서 8200선을 겨우 지켰다. 코스닥도 900선이 무너졌다. ‘한국형 공포지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다시 90선에 가까워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910.71포인트(9.99%) 급락해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마감했다. 급락장에 이날 오전 양 시장 모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으며, 오후 들어서는 유가증권시장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도 작동했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10%가량 떨어지며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수는 이날 장초반 9175.45까지 오른 뒤 마감 때 8203.84까지 밀리며 장중 최고·최저가 기준 역대 최대 등락폭(971.61포인트)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 합산 5조7925억 원을 ‘투매’했다. 기관도 5조4854억 원 순매도하며 함께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11조1124억 원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순매수액이다.
이날 SK하이닉스(-12.47%)와 삼성전자(-12.31%)가 외국인의 투매에 동반 폭락했다. 두 종목 하락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최대다.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12.47% 내린 255만5000원에, 삼성전자는 12.31% 내린 31만 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만 코스피 내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27.15%와 27.02%로 여전히 도합 54%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코스피 급락 배경으로 우선 간밤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주가가 하락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커진 점이 지목된다. 여기에 그간 코스피 급등을 견인해온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한 점도 한 원인으로 증권가는 꼽는다.
이달 들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달 27일 처음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따른 수급 쏠림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미국 10년물 금리, 달러 등 지표에 큰 변화가 없어 매크로 악재 충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한 단기적인 부작용”을 급락 배경으로 꼽았다.
VKOSPI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VKOSPI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5일 장중 83.58까지 치솟은 뒤 한동안 진정세를 보였다. 4월 14일에는 장중 46.54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다만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한때 8%대의 급등락을 보인 가운데 VKOSPI도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