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나라는 상품 상태 자동검수

- 네이버, 스페인 C2C업체 인수
- 북미 이어 유럽시장 공략 나서

C2C(개인간 거래) 중고거래 앱들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하고 안심결제 방식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중고거래 시장은 불황과 친환경 트렌드를 타면서 거래 규모가 연간 4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정작 중고거래 앱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17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43조 원 규모로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C2C 중고거래 플랫폼은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가 대표적이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당근마켓’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25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892억 원이었다. 당근마켓이 그동안 고전했던 것은 광고 매출이 전체의 99%를 차지했고 내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을 중심으로 정밀 타깃 마케팅을 펼쳐 광고 수익을 높인 결과 지난해 광고주 수는 37%, 집행 광고 수는 52% 증가했고 광고 매출도 48% 성장했다. 나머지 1% 매출은 안전결제, 중고차 경매, 농수산물 커머스 등 중개 부문에서 나왔다.

당근마켓은 최근 AI를 기반으로 ‘내 물건 가격 찾기’ 기능을 도입했다. 거래하려는 물품을 앱 내의 렌즈로 촬영하면 추천 가격이 나타나고 AI로 물건에 대한 정보를 담은 글쓰기도 가능하다. 당근 관계자는 “이번 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이 집 안 곳곳에 숨어 있는 물건의 잠재 가치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AI 글쓰기 기능과 연동해 중고거래를 더욱 가볍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글쓰기 기능은 지난 5월에, 중고 아이폰과 갤럭시폰 시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AI 스마트폰 시세 조회 서비스’는 지난 2월에 개시했다.

당근마켓은 부동산 중개 사업에도 공을 들인다. 당근의 자체 간편 결제 서비스 당근페이는 최근 NH농협은행과 안전한 부동산 거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근부동산 거래 시 NH농협은행 가상계좌를 활용한 안심결제가 가능해진다. 구매자가 정상 거래 여부를 확인한 뒤 구매를 확정하면 NH농협은행이 안전하게 분리 보관한 결제 대금이 판매자에게 지급되는 방식이다. 해당 안심결제는 수수료 없이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며 연내 정식 도입이 목표다. 당근페이는 지난 6월 편의점 마트 카페 등 현장 QR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안심결제 카드결제 기능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당근마켓 경쟁사인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최근 실적이 많이 좋아졌지만 흑자 전환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매출 449억 원에 영업손실 196억 원, 중고나라는 매출 118억 원에 영업손실 21억 원을 기록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8월부터 모든 거래에 안전결제 ‘번개페이’를 의무화해 판매자 수수료(3.5%) 기반의 결제 구조를 구축했다. 중고나라는 B2C(기업 대 개인 간 거래)와 셀러 지원센터 개설을 통해 안전결제 기반의 수익을 확보하려 한다. 당근마켓이 광고에 기반을 두고 수익을 올린다면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중고거래 자체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특히 중고나라는 ‘AI 이미지 자동 검수’ 기능을 도입했다. 셀프검수 상품 등록을 할 때 판매자가 업로드한 사진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상품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판매자는 상품 외관의 흠집이나 파손 상태를 일일이 기입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게 중고나라 설명이다.

네이버는 해외 C2C 중고거래 앱을 잇따라 인수하며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 네이버의 관심은 해외의 상거래 데이터에 쏠려 있다. 네이버는 한화 약 6045억 원을 투입해 스페인 최대 C2C 업체인 왈라팝의 지분 약 70.5%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왈라팝은 1900만 명이 넘는 MAU(월간활성이용자 수)를 보유한 스페인 최대 C2C 업체다. 생활용품에서 전자기기 자동차까지 전 영역에서 개인 간 거래를 지원한다. 네이버는 “유럽 내 사업 전개 거점이 될 수 있는 전략적 플랫폼 및 이용자 기반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앞서 2022년 12월 27일 북미 최대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다. 포쉬마크는 ‘미국의 당근마켓’으로 불린다. 네이버는 북미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약 1조 6700억 원을 투자해 이 회사를 인수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에 네이버의 검색 엔진과 AI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C2C

Costomer To Costomer. 일반 소비자끼리 물건을 사고 파는 방식의 거래다. 온라인 플랫폼 발달로 개인 간 거래가 매우 활발해졌고 개인 간 거래에는 기업이 개입하지 않는다. 당근마켓 중고장터 중고나라에서의 개인 간 거래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모델. 개인이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아이디어스 같은 플랫폼을 일컫는다. 미국 이베이, 한국 옥션도 C2C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