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기로 한 한·미 ‘2+2 통상협상’이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취소됐다. 다만 우리 정부는 협상이 순연된 것일뿐 개최 자체가 백지화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협상이 열리면 137조 원 이상의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긴급 공지를 통해 “미국과 예정됐던 7월 25일 ‘2+2 협상’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25일 협상 취소’는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번 협상에는 우리 측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베센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대한국 상호관세(25%) 부과(8월 1일)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담판’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5일 일정이 무산됨에 따라 8월 1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우리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다만 정부는 순연된 협상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본다. 기재부는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개최하자고 (우리 정부에) 제의했고, 한·미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2 협상이 진행되면 한국 대표단은 우리 측의 대미 투자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1000억 달러(137조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과 접촉해 가용한 투자액을 취합했다. 현재까지 기업들로부터 총 1000억 달러가량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일본이 미 정부에 제시한 투자액(5500억 달러·약 757조 원)보다 적지만, 일본의 경제 규모가 한국의 배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