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타협점을 맞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인하 의지를 시사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중국도 일부 미국산 품목에 대한 125%의 추가 관세를 이미 철회했거나 철회는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미국산 반도체 관련 관세 면제 조치는 이미 무역현장에서 이뤄지기 시작했고 에탄과 의료 장비 등에 대한 관세 면제도 검토되고 있다고 외신과 중국 현제 매체 등은 25일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과 중국 차이징은 중국 당국이 최근 메모리칩을 제외한 미국산 반도체 8종에 대한 관세 철회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미 납부한 관세도 환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CNN은 수입 대행업체과 통관 과정 중 이런 통보를 받았다며 이같은 조치가 당국의 공식 발표 없이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의료 장비와 에탄과 같은 산업용 화학제품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목에 한해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으로 일부 공장들은 미국산 에탄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병원들도 GE헬스케어와 같은 미국 기업이 생산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등의 고급 의료 장비에 기대고 있다.

중국 당국은 항공기 임대에 관한 면제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항공기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 임대해 사용 중인 중국 항공사들의 재정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면제 대상 품목은 확정적인 것으로 아니라 검토 단계라 실제 면제 조치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에탄 외에 액화천연가스(LPG)에 대한 관세도 면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관한 145%의 추가 관세에서 일부 전자제품을 제외하기로 한 것이 중국의 이번 면세 검토와 유사한 조치라고 불룸버그는 분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중 양국은 서로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치킨게임’을 별였지만 최근 이같은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은 최근 잇달아 유연한 메시지를 냈다.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향후 2∼3주 이내에 중국에 대한 관세 수준을 결정할 수도 있다”며 “중국과도 특별한 협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부과한 145% 관세율에 대해 “매우 높은 수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3주 안에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여겨진다.

관세전쟁의 주무장관인 스콘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23일 미중 양국의 관세율에 대해 “양측 모두 그것이 지속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