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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상호관세율 日 24%·EU 20%보다 높아…대미 후속협상에 ‘명운’(종합)

미국, 한국에 26% 상호관세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5-04-03 19:18:4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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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A 효과 무력화 수출 비상
- 글로벌 확전 땐 직간접 악영향
- 정부 긴급회의 열고 대책 논의
- 리더십 부재… 경제 ‘시계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확정·발표하면서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한국의 상호관세율(26%·백악관 발표 기준)이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상대국 중 최고라며 해외에서조차 ‘가혹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국가 리더십 부재 상황에서 재정 여력도 부족한 우리 경제가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는 우려가 크다.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3일 오후 부산항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성장 엔진 수출 크게 위축 불가피

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한국시간) 새벽 행정명령에 서명한 대한국 상호관세율 26%는 미국의 FTA 체결 상대국 중 가장 높다. 현재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20개국과 포괄적 FTA를 체결한 상태다. 한국을 제외한 19개국 중 11개국은 10%의 세율을 적용받았고 나머지 8개국은 모두 20% 미만이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는 ‘기본관세’와 ‘상호관세’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오는 5일, 후자는 9일 발효된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과 체결한 FTA 덕분에 대부분 물품에 관세를 면제받음으로써 현지 시장에서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 유럽연합(EU) 등 국가보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상호관세 부과로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한국의 상호관세율(26%)이 일본(24%) EU(20%) 등보다 높게 책정돼 미국 시장에서 이들 국가의 업체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더욱이 상호관세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자동차 25% 관세’도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1시 1분 발효됨에 따라 사실상 우리 경제의 유일한 성장 엔진인 수출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상호관세가 발표되기 전인 올해 1~3월 한국 수출액(1599억2000만 달러)은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관세까지 부과되면 대미 수출은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나아가 복잡하게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중국 등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제재와 관세 폭탄이 현실화한 만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악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캐나다·베트남 등 한국 기업이 생산 기지를 둔 국가들의 대미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리더십 부재’ 정부, 대미 협상 총력

미국의 상호관세로 한미 FTA까지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새로운 통상 규칙을 수립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FTA 재개정 및 보완 등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 재협상 수순’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성급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나마 한국에 대한 이번 상호관세가 철강·자동차·반도체 등에 적용되지 않는다(백악관 발표)는 점은 다행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적용됐다면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무려 51%(26+25)에 달할 수도 있었다. 다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호관세는 피했지만 자동차 수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미국의 ‘자동차 25% 관세’ 조치로 올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63억5778만 달러(9조2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경제계와 업계 등은 ‘정부가 대미 후속 협상 등을 통해 관세율 인하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 역시 향후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 및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율을 낮추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부 장관 등 주재로 각각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 권한대행은 “지금부터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 열리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미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탄핵정국 돌입 이후 우리나라가 국가 리더십 부재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격화하는 글로벌 통상 전쟁과 미국발 신 보호무역 체제에서 수출 경쟁력 약화 등 리스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대미 협상을 주도할 구심점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도 지연돼 기업·산업계 지원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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