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별다른 논의 없이 한국행 직항 노선 운항을 중지한 사우디아항공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사우디아항공에 행정처분 사전 통지를 한 뒤 오는 30일까지 단항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 의견을 제출하도록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후 국토부는 의견 조회를 거쳐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위원회에서는 사업 정지 또는 과징금(1억 원) 부과 등의 처분 수위를 결정한다. 사우디아항공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항공사다.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항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는 국토부에서 인가받은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운항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운항을 하지 못하게 될 때는 먼저 국토부 인가를 받게 되어 있다.

사우디아항공의 비행기. 연합뉴스

사우디아항공은 올해 3월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인천~리야드 노선에서 주 3회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해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항공사 측은 10여 일 전에 예약 고객에게 운항 중단을 통보했으며 항공권 환불과 대체 비행기 제공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왜 운항을 중단하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항공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중동에 대거 진출할 당시 김포공항에서 리야드 노선에 항공편을 투입했다. 이 노선은 1990년 중단됐다. 이후 32면 만인 지난 2022년 사우디아항공은 인천~리야드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업계에서는 탑승률이 기대보다 낮은 데다 투입할 항공기마저 부족해지자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한다. 항공 통계를 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사우디아항공의 인천~리야드 노선 탑승객은 1만6734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국토부 측은 “무단으로 운항을 중단하는 것은 전체 항공 계획에 차질을 빚게 할 뿐 아니라 이용 고객들에게도 큰 불편을 줄 수 있는 행위”라며 “비슷한 사례가 생기지 않게 신속하게 행정처분 수위를 정하는 등 엄격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