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 화재 등에 공급부족 예상
- 정부 “가용수단 총동원해 안정화”
역대급으로 예보된 올여름 폭염과 산업생산 증가 영향으로 올해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전력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가능성이 있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전력수급 비상’ 경보가 발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 전력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현안조정회의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94.4GW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11년 만에 가장 더웠던 2018년 최대 전력 수요(92.5GW)를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89.1GW)와 비교하면 5.3GW나 많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와 기상 영향으로 올여름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전력공급 능력은 신고리원전 4호기 화재로 인한 정비 등으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날 산업부가 제시한 올 여름 피크 시기의 전력 공급 능력은 99.2GW다. 지난해에는 98GW였다.
산업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94.4GW)가 발생하는 시기를 ‘8월 둘째 주’로 전망했다. 99.2GW 역시 이 기간을 가정해 산출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전력 공급 능력(99.2GW)에서 최대 전력 수요(94.4GW)를 뺀 ‘예비력’은 4.8GW(예비율 5.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된다. 만약 올여름 ‘4.8GW’가 현실화된다면 2013년 8월 이후 8년 만에 비상단계 발령이 이뤄진다. 예비율과 관련해서도 에너지업계에서는 3%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관련 정책을 총동원한다. 부산복합화력발전소 등 예방정비 중인 발전기의 시운전 일정을 전력피크 주간으로 조정한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여름철 휴가 분산과 냉방기 순차 운영 등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달 5일부터 9월 17일까지를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해 전력거래소·한국전력 등과 함께 수급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올여름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이 공격받을 가능성도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보다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가 더욱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산업부는 국가 차원의 중장기 로드맵인 탈원전 정책을 여름철 전력수요 급증과 같은 일시적인 현상과 연관 지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