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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자재 기술로 세계로 <3> 그리스 시장을 장악하라

친환경 선박 발주 주도 그리스, 부산 기술로 꽉 잡는다

  • 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9-10-27 19:01:1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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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테네에 거점기지 개소

-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조합
- 현지에 기지 문 열고 영업 박차
- 첫 수출상담회 국내 11곳 참석

# LNG선 특화 영업 초점

- 열교환기 주력하는 마이텍
- 가스압축기 개발한 동화뉴텍
- 해외 네트워크 확대 힘 쏟아

그리스는 1970년대 해운 부문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뒤 40년 동안 세계 상선 운영국 1위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국가다. 영국 선급협회인 로이드 사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선주 명단에는 그리스 국적의 선주 13명이 포진했으며, 지금도 전 세계 해운 물동량의 4분의 1이 그리스 국기를 달고 운항 중이다.
   
지난 1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부산지역 11개 조선기자재 업체의 해외영업 담당자들이 현지의 선주와 에이전트 50여 곳을 대상으로 수출 상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민건태 기자
자금을 거머쥔 그리스 선주를 유혹하기 위해 부산지역 조선기자재 업계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선박 환경 규제에 따른 글로벌 조선산업의 판도 변화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리스 선주는 ‘친환경 선박’의 미래를 결정지을 주요 세력 중에서도 핵심이다.

실제로 올해 한국이 수주한 LNG 추진선의 40%는 그리스 선주가 발주했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대천 박종한 해외영업부장은 “중국과 터키는 자사 제품 점유율이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며 “그리스 선주를 대상으로 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는 신제품의 영업을 집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선주 지정 품목’에 들지 않는 제품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영업하기 나름 아니겠나”며 당차게 웃었다.

■‘영업’ 고수들 한 자리에

   
지난 16일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해외 거점기지 개소식을 열었다. 중국 상해와 싱가포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은 네 번째 거점기지다. 개소식 후 이어진 그리스 선주와 에이전트를 상대로 한 수출 상담회에는 부산과 경남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11곳의 해외 영업 전문가가 참석해 긴장감이 흘렀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 사정에 밝은 태화칼파씰 박종호 부사장은 “참가자 대부분이 소속 회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이다”며 “새로운 기술로 무장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을 중심으로 가스켓을 수출하던 태화칼파씰은 최근 LNG용 가스켓과 밸브를 개발해 중국을 공략 중이다. 그리스 선주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천은 이번 그리스 수출 상담회를 계기로 현지의 네트워크를 굳건히 다지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 에이전트에 더해 신규 에이전트를 추가로 발굴해 두 업체 사이에서 ‘줄다리기’로 이익을 실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선박에 들어가는 스테인리스 강관에 피복을 입혀 부식을 방지하는 기술로 이미 국내 시장 85% 점유율을 확보했고, 중국과 터키 등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폴리에틸렌 계열의 물질을 피복에 적용해 화재 때 독가스가 생기지 않고, 불에 잘 타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다. 선박에 들어가는 2만여 개 부품 중 선주가 직접 특정 업체 부품을 선택할 권한을 가지는데, 대천은 ‘짝이 맞는’ 현지 에이전트를 확보해 선주의 ‘눈에 들기’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파나시아와 테크로스는 선주 사이에서 잘 알려진 업체들이다. 파나시아는 스크러버 부문 세계 1위, 테크로스는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부문 세계 1위로 올해 매출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LNG 기술 영역 확대

그리스의 ‘대세’는 LNG 추진선과 관련된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IMO(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환경 규제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LNG 기반 엔진 장착은 물론, LNG 연료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듀얼 퓨엘(Dual-Fuel, 디젤-LNG 혼합 추진 방식)’ 기술이나 선박 운항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마이텍 우정윤 해외영업팀장은 “이번 상담회에서는 ‘잡화점식’ 제품 판매보다, LNG 추진선 부문에 특화한 영업 전략을 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실제로 그리스의 선주와 에이전트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마이텍은 이미 LNG용 열교환기와 압력용기를 개발했으며, 앞으로는 LNG 연료 공급과 이송 및 보관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100년 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된 열교환기 영역에서 마이텍은 스위스와 영국을 공략한 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역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았다. LNG 추진선과 관련된 기술부터 시작해 현재 프랑스에서 진행 중인 핵융합 발전 프로젝트의 유력한 협력사로 거론된다.

지역 내 기술 ‘강자’로 꼽히는 동화엔텍은 계열사 동화뉴텍을 그리스 공략 카드로 내세웠다. 이미 열교환기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한 데 이어 동화뉴텍이 개발한 기술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동화뉴텍은 이미 LNG용 가스압축기를 개발했다. 선박의 대형 모터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특히 ‘에어 루블리케이션 시스템’의 핵심 기술이 돋보인다. 선박과 해수 사이에 공기방울을 형성시켜 마찰을 줄이는 기술이다. 마찰이 낮아져 선박은 더 적은 연료로 더 많은 거리를 운항할 수 있게 된다.

동화뉴텍 박석균 해외영업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사는 3, 4곳이어서 영업망을 확대하면 이익률이 급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아테네=민건태 기자

※ 본 기획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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