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투협, 연내 설립준비단 발족
- 설립 땐 부산 거래소 수익 악화
수도권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대체거래소(ATS·제2거래소)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감에 따라 한국거래소 사외이사직과 대형 증권사 임원직을 겸임하는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대형사 위주로 ATS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중소형 증권사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말 중소형사를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TS 설립에 배제된 중소형 증권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ATS 추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명분을 쌓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다만 과점 구조를 유지하고 싶은 6개 대형 증권사가 발기인 확대에 적극적이지 않은 만큼 형식적으로 중소형 증권사 한두 곳을 참여시켜 출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투협은 연내 ATS 설립준비단을 발족하고, 내년에 미국 나스닥에 컨설팅 용역을 맡기는 등 이행 계획을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ATS 설립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업계 대표로 한국거래소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KB증권 전병조 대표의 자격 논란도 일 전망이다. KB증권은 ATS 설립을 주도하는 대형 증권사 6곳 중 하나다.
ATS 설립을 추진하는 증권사 대표의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겸직은 상법상 겸업 방지 위반 소지가 있고, 이해 상충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와 경쟁 관계에 있는 또 다른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면서 기존 거래소의 이사로 있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인 셈이다. 최근 ATS의 거래량 제한 규정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 수익 상당 부분을 ATS가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상법 제397조 제1항은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없으면 자기 또는 제삼자의 계산으로 회사의 영업 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의 사원이나 이사가 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직 영업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는 회사의 이사를 겸하더라도 겸업 방지 규정 위반이라는 게 판례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는 ATS 추진이 본격화된 단계가 아니지만, 이후에 법인 설립을 위한 발기인을 맡거나 준비단 발족 등으로 구체화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병조 이사는 KB증권 대표의 임기가 곧 만료되는 임박한 상황인데, KB증권 연임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거래소 사외이사직 겸임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성렬 동아대 명예교수는 “법 위반 가능성을 떠나 도의적으로도 이해 상충 방지 차원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