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오던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의 소매상권 확장에 제동이 걸려 중소상인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2009년 이래 3년동안 대형마트와 SSM은 놀라운 속도로 상권을 확장해 왔다. 롯데마트는 이기간 동안 점포수가 69개→102개, 이마트 127개→147개, 홈플러스 113개→133개로 증가했다.

　기업형 슈퍼마켓은 증가속도가 훨씬 빨랐다. 롯데슈퍼 190개→475개, 이마트 에브리데이 11개→127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68→355개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 동안 전국에 기업형 슈퍼마켓이 588개나 늘어난 것이다.

　대형마트와 SSM이 증가하는 만큼 골목상권 중소상인들의 영업은 어려워졌고 급기야 2012년 연초 심화되는 양극화 추세와 맞물려 골목상권 이슈가 폭발하는 원인이 됐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골목상권 생존권 문제는 주요이슈로 부상했고 정치권은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난 1일 유통산업발전법을 바꿨다.

　영업시간과 휴업일수 등 대부분의 규제가 강화됐지만 신규출점 규제는 사실상 출점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강화됐다.

　대형마트나 SSM 신규출점을 위해서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첨부가 의무화됐고, 내용이 미비할 경우 자치단체장은 내용의 보완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또, 기존에는 전통시장 반경 1킬로미터 이내 신규출점이 불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반경 1킬로미터 이내 마트의 증축도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즉, 전통시장 부근 대형마트와 SSM은 멋대로 증축이나 확장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규제는 유통 대기업이 대규모 점포 개설 30일전에 개설지역과 시기를 예고하도록 의무한 것이다. 이에따라 암암리에 점포개설을 준비할 수도 없게 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법 처리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시간제한보다 일요일 이틀 휴무와 신규출점 규제가 훨씬 가혹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최현주 과장은 "30일전에 개설지역과 시기를 예고하도록 한 것은 출점을 하지말라는 것과 똑같다"며 "개정된 법이나 사회분위기로 볼때 2013년 대형마트와 슈퍼의 국내 신규출점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유통 대기업의 과도한 상권진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골목상권의 중소상인들은 올 한해 상권잠식 고민은 덜 수 있게 됐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