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특급 의전’을 제공하며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섰다.

시 주석은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 위원장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한 다른 정상들과 달리 김 위원장이 회담 장소로 향할 때는 인근 도로를 전면 통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날 다른 정상들과 짧은 시간 ‘릴레이’ 식으로 회의했던 것과 달리 김 위원장과의 회담은 저녁 시간에 별도로 마련됐다.

전날 전승절 80주년 열병식·리셉션 등 기념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에 대한 중국의 의전은 두드러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어 ‘의전서열 2위’에 해당하는 예우를 받았다. 열병식 당시 시 주석은 좌우로 김 위원장 및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망루에 올랐다.

열병식 이후 이어진 오찬 리셉션에서도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입장했다. 연회장 헤드테이블 좌석 배치 역시 시 주석 부부를 중심으로 좌우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앉았고, 김 위원장은 펑리위안 여사 옆에 앉았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가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경찰력을 대거 동원해 경호를 강화했고,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이 기차역에 직접 영접했다.

열병식 전까지만 해도 북러가 밀착하면서 상대적으로 북중 관계는 소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 북중러 정상이 세계의 이목이 쏠린 중국 열병식에서 한 자리에 나란히 서는 모습을 연출했다.

중국이 추진 중인 다자주의가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열병식 참석은 반(反)서방 색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가 오래 갈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