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교회 신도들과 함께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예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사 안수를 받은 김 관장은 교회 신도 30여 명을 지난 5월 22일 독립기념관에 초대해 예배를 했다고 JTBC는 27일 전했다.

JTBC에 따르면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 직원까지 동원 개인 손님 안내와 의원을 맡겼다. 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이 거의 보기 힘든 유물 원본이 보관된 수장고까지 마음대로 단체 관람했다.

예배 말고도 ROTC 출신인 김 관장은 지난 5월 7일 독립기념관에서 대관 절차를 밟지 않고 동기 행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관장은 JTBC에 “강의실에서 예배드린 걸로 알고 있다”며 “국가공공시설이지만 우리는 모든 국민 이용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무위원들은 28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의 임명으로 독립기념관 관장직을 꿰차고 앉아 있는 김형석의 광기와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보도를 통해 김형석이 독립기념관 시설을 자신의 교회 예배와 ROTC 행사 공간으로 부실 남용한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김형석은 독립기념관을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는 기본적인 운영 철학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김형석은 조금 전, 반박 입장을 내놓았다. 다른 종교들도 독립운동과 관련된 행사를 했고, 대관 요청도 있었다는 취지”라며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종교를 주제로 한 전시 행사가 아니라, 독립기념관이 특정 교회의 사적인 예배 공간으로 썼다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문진석 운영수석부대표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에서 교회 신도들과 예배를 드리고 ROTC 동기 모임까지 열었다고 한다”며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해야 할 독립기념관을 개인의 종교 활동과 친목 공간으로 훼손한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기념관은 김 관장의 사유물이 아니”라며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자는 공직에 머물 자격이 없다. 즉각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당부했다.

박상혁 소통수석부대표도 “김 관장은 2017년 ROTC 동기회에 직원들을 동원하기까지 했다”며 “일반인은 유료로 사용하거나 아예 예약이 불가능했던 곳”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또한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된 수장고를 마치 본인 사재 자랑하듯 집단으로 출입시키기도 했다”며 “수장고는 유물 보호를 위해 지금까지 일반인들에게는 단 여섯 차례만 개방됐었다”고 했다.

한편 독립기념관은 1987년 전 국민 성금으로 개관했고 세금으로 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