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휴휴(斷斷休休)는 유교 정치 교과서라는 ‘대학’(大學)의 핵심으로 꼽힌다. 유교 경전 ‘5경’의 하나로 고대 중국 정치를 기록한 ‘서경’(書經) ‘진서’(秦誓)에서 인용했다. ‘진서’는 ‘서경’의 편명이다. 진나라 목공(穆公)이 정(鄭)나라를 탐하여 전쟁을 일으켰다가 참패한 뒤 이를 뉘우치는 내용이다.
“한 신하가 단단(斷斷)하고 다른 재주는 없더라도 그 마음이 휴휴(休休)하다면 포용할 만하다. 다른 사람이 가진 재주를 마치 자신가 소유한 것처럼 하며 다른 사람의 선비다움을 그 자신의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능히 포용할 만하다. 그런 신하라면 우리 자손과 백성을 보존하고 보호할 수 있으니 오히려 이로움이 있으리라. 다른 사람이 재주 있음을 시기하고 질투해서 미워하며 다른 사람의 선비다움을 거슬러서 통하지 않게 한다면 이는 바로 용납할 수 없다. 그런 신하라면 우리 자손과 신하를 보존하고 보호할 수 없으니 위태로울 따름이다.”
여기서 단단(斷斷)은 정성이 한결같은 모양이다. 정성을 다하여 쉼이 없으니 자강불식과 궤를 같이 한다. 휴휴(休休)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담백해서 욕심이 없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순수해서 지극히 선한 뜻을 담았다. 아름답고 담백한 사람이며 지극히 순수한 사람, 곧 지극한 선에 그쳐 머문다는 지어지선(止於至善)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두 글자를 더 깊이 곱씹어 보자. 단(斷)은 끊는다, 결단하다로 통한다. 뭘 끊나. 옥(玉)이다. 옥은 예로부터 귀한 보물이었다. 그 물성 또한 예사롭지 않다. ‘얼음과 수정이 광채가 빛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옥은 저절로 따듯하고 윤택한 기상을 함축하며 허다한 광채가 없는 것과 같다’.(‘맹자집주’ 서설) 옥이 가진 원래 물성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그런 옥을 다루는 일 또한 한결같이 정성스러워야 함을 짐작하겠다.
휴(休)는 쉬다, 그치다, 아름답다로 그 의미가 확장한다. 나무 그늘 밑에서 쉬다 보니 아름다움을 느낄 여유가 생긴다. ‘대학’ 첫머리에서 자신을 밝게 하는 ‘명명덕’과 백성을 새롭게 하는 ‘신민’과 나 너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지어지선’, 이렇게 삼강령(三剛領)을 밝힌 뒤 바로 그칠 데를 안 이후 터득함이 있다고 한 이유이겠다. 그칠 데를 안 이후에 정함이 있으니 정한 이후에 능히 고요하며, 고요한 이후에 능히 편안하며, 편안한 이후에 능히 생각하고, 생각한 이후에 능히 터득한다는 것이다.
단단휴휴가 중요한 이유다. 단단휴휴한 사람을 쓰는 것이 나라를 이끄는 관건이라면 지도자가 먼저 단단휴휴한 자질을 갖춰야 단단휴휴한 사람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가 ‘논어’(論語)에서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을 등용하여 부정부패한 사람의 윗자리에 배치하면 백성이 따르고, 부정부패한 사람을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보다 윗자리에 배치하면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와 같다.
지난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발언을 두고 쓴소리가 쏟아졌다. 김 전 장관은 계엄 포고령을 자신이 작성했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 입법기구 쪽지’를 전달한 사람도 자신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에 대한 반성을 고사하고 오히려 정당성을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마치 말을 맞춘 듯 궤변을 늘어놓은 김 전 장관을 보며 단단휴휴란 말을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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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표결된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수많은 시민이 윤 대통령 탄핵 촉구를 주장하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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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탄핵심판과 법원의 내란 우두머리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할 때까지 단단휴휴한 인재를 기용했으냐는 잣대를 놓고 봤을 때 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초기엔 검찰과 서울대 인맥에 편중됐고, 비상계엄은 이른바 자신이 졸업한 고교인 충암고 라인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 핵심 인물이 김 전 장관이다.
오히려 이 정치적 혼란을 이겨내는 힘은 국민에게서 나왔다. 계엄이 선포되자 국회를 에워싸 계엄 해제를 이끌었다. 탄핵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로 이어지는 원동력이다. 그러니 국민이 단단휴휴다. 이는 단단휴휴한 국민이 지도자를 제대로 뽑는 일로 귀결된다.
정상도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