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 밤11시 현재 북갑·을만 선두
- 정권심판론 비등 여론조사 결과
- 막상 ‘뚜껑 여니’ 찻잔 속 태풍
- 남구 박수영 현역 박재호에 승리

4·10 총선에서 부산 국민의힘은 전체 18개 지역구 가운데 15~17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정권 심판론이 거세게 불었지만 막판 보수 지지층 결집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막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 후보가 10일 출구 조사결과가 나오자 생각에 잠겨 있다(왼쪽 사진). 국민의힘 박수영 (남) 후보가 이날 밤 당선이 확실시되자 캠프에서 인사하고 있다. 전민철 김정록 기자

10일 투표 완료 직후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등 범야권이 압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개표율이 밤 11시 기준 50%를 넘어서면서 부산 18개 선거구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곳은 16곳에 달했다. 수도권 등 전국적인 흐름과 부산 민심은 반대 방향이었다. 낙동강벨트 가운데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전재수(북갑) 후보와 정명희(북을) 후보만 선두를 지키고 있다. 북갑은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어 당선이 유력시되는 상황이고, 북을에서는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와 정명희 후보가 수백 표 차 엎치락뒤치락 진땀 나는 승부를 펼쳤다.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PK지역 내의 정권심판 정서가 정권안정론을 앞지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부산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전국적 관심을 모은 수영(개표율 51.19%) 선거구에선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9.16%를 얻는 데 그쳤다. 여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수영에서 과거 발언 논란으로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되자 무소속 출마한 장 후보와 이후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정연욱 후보 간 지지층 표심이 분산되면서 민주당 유동철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장 후보와 정 후보의 보수 단일화가 무산되자 위기를 느낀 보수층 유권자가 정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함으로써 이날 밤 11시 기준 정 후보(49.40%)가 민주당 유 후보(41.43%)를 8%포인트 가량 앞섰다. 장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가 발표된 직후 SNS에 “수영구 주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정연욱 후보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낙선 인사를 올렸다.

부산가톨릭대 차재원 특임교수는 “보수세가 강한 해운대갑 연제 수영 등에서도 야권 후보가 만만치 않은 기세로 추격했으나, 결국 유권자들이 분열된 보수표를 결집해 보수정당의 공인된 후보를 밀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역 빅매치’로 전국적 관심을 끈 남 선거구에서도 팽팽했던 여론조사와는 달리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큰 표차로 민주당 박재호 후보를 앞질러 승기를 잡았다.

부산 민심은 정권 심판보단 정권 안정과 이·조 (이재명·조국)심판론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특히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부산 민주당 우세는 1석뿐이고 경합은 11석에 달했다. 접전지역 모두 여당에 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애초 부산 민주당은 18개 의석 중 절반인 9석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부산 국민의힘은 18석 전석 석권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체면은 살렸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