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화땐 지역경제 직격탄 우려
- 정부에 부당성 선제 대응 촉구

부산과 광주 등 자동차 공장이 있는 여야 지역구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미국에 수출한 르노삼성자동차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부산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5년 기준 부산에 소재한 자동차산업 관련 사업체 수는 257개로, 종사자 수만 1만2905명에 이른다. 또 생산액은 7조2690억 원으로 부산 산업 전체의 16.5%를 차지해 자동차산업 침체는 부산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4일 미국의 수입차 및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조치 추진과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 의원은 “한국 자동차업계는 중소형급 승용차 및 SUV를 중심으로 미국 중산층을 위한 양질의 대중 차량를 판매하고 있어 대형 SUV와 픽업 중심인 미국 빅3 기업과는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또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직접투자, 고용 창출 및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등 미국 자동차산업 발전에도 지속해서 이바지하는 상황에서 수입차 관세 부과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광주 국회의원 4명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발 25%의 관세 폭탄이 떨어진다면 향후 5년간 대미 수출 순손실 74조 원, 64만6000여 명의 일자리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광주는 수출액의 40%, 총생산액의 32%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에 따른 무역전쟁은 거미줄처럼 얽힌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려 전 세계 소비자의 후생만 후퇴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선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의원은 “트럼프발 자동차 관세 부과 대처 여하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과 지역 경제의 존망이 좌우되고, 이는 문재인 정부 통상외교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고율 관세를 막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역량 총동원을 촉구했다. 민주당과 정부, 업계는 5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미국의 무역확장법 적용에 따른 국내 자동차산업 피해 대책을 논의한다. 박태우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