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대상공원 ‘빅트리’. 창원시 제공

볼품없는 외형으로 논란을 산 경남 창원시 대상공원 ‘빅트리’의 경관 개선에 나선 행정 당국이 시민 선호도 조사(국제신문 11월 12일 자 6면 보도)를 마무리했다. 당장 옥상 전망대에 건물을 설치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그 규모가 천차만별인 데다 예산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지 귀추가 주목된다.

창원시는 12월 초 시민·전문가 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자 각 위원과 정확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건축·조경 등 각 분야 전문가, 시민 대표 등 16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설문 조사를 기반으로 시설 콘셉트 등 외형 개선 방향을 논의·확정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설문 등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는 현장 694명, 온라인 3969명 등 모두 4663명이 참여, 3개 질문에 대한 의견을 각각 냈다.

그 결과 옥상 전망대 개선 방안을 묻는 첫 번째 항목에서 응답자 51.3%(2121명)가 인공 나무 16그루를 제거한 뒤 실내 전망이 가능하고 카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축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또 실외 형태의 전망 기능을 유지한 채 나무 등을 철거한 자리에 안전 난간과 벤치 등 휴식 공간을 보강하는 방안이 36.7%(1518명)로 뒤를 이었다. 시설이 완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 일단 트리 축제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점차 시설을 보완하자고 답한 인원은 11.8%(490명)에 그쳤다.

디자인 콘셉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해 ‘빅트리’ 명칭 유지 여부를 묻는 두 번째 항목에선 ‘바꿔야 한다’(54.4%·1590명)가 ‘유지하자’(45.5%·1329명)는 의견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시설 개선안을 자유롭게 제시하는 세 번째 문항에선 ‘실내·야외 전망대 병행’, ‘옥상 타워 전망대 구축’, ‘빅트리 몸통에 나선형 계단 설치’, ‘전체 철거’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는 이런 의견을 참고해 시설 보완 계획을 확정, 내년 초 디자인을 공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사업비가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아 우려를 낳는다. 시는 우선적으로 내년 2월께 확정되는 민간공원조성 특례 사업 정산금을 상부 옥상 개선에 투입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그 규모는 물론 금액이 남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협의체 회의를 열어봐야 개선 방향이 가닥을 드러낼 것 같다”며 “시민 설문과 별개로 언제든 좋은 의견을 달라”고 강조했다.

빅트리는 344억 원을 들여 대상공원 정상부 7310여 ㎡ 부지에 연면적 1257㎡ 규모로 조성됐다. 민간사업자는 전체 공원 96만여 ㎡ 부지 중 84만여 ㎡(87.3%)에 빅트리 등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12만여 ㎡(12.7%) 부지에 1779세대의 아파트를 지어 수익을 내는 민간공원조성 특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7월 빅트리가 공정률 90%를 넘어서면서 윤곽을 드러냈고, 흉물 논란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