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야구는 멘털 게임이다 /최원열

롯데 준PO 탈락… 평정심 잃은 결과

박찬호·추신수처럼 정신력으로 재무장, 내년 가을 노리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영화의 물결이 출렁이기 시작한 부산은 축제 분위기다. 하나 마음 한편에서는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썰렁하고 씁쓸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내리 3년을 가을야구 '맛보기'만 봤기 때문이다. 구도 부산 팬들이 그토록 열망했던 정상 고지가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는데, 아뿔싸 첫 시험대에서 낙마해 버렸으니 이를 뭘로 표현할 수 있으랴.

거인 군단의 준플레이오프 성적 2승 3패는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다. 그간 3전패와 1승 3패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스릴(?) 만점의 승부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납득할만한 수준'의 경기를 펼쳤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4차전 사직 경기에서 패했던 날,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려는데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젊은이가 느닷없이 다가와서는 "홈경기에서 만날 지니 쪽팔려 죽겠다"며 상의를 거칠게 벗어 버렸다.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되돌아보면 '복기'해봐야할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어 보였던 에이스를 왜 초반에 끌어내렸을까. 구원 투수가 몸이 풀릴 때까지 놔두질 않고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불펜진을 투입한 절박한 이유가 있었나. 투수 앞 땅볼 때 느린 주자가 3루로 뛰는 것을 왜 저지하지 못했는지 등등. 속상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터이다.

아깝게 졌던 3차전을 패인이라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그때가 분수령이었다. 이후 거인들은 추풍낙엽처럼 대패 행진하며 힘없이 나가떨어졌다. 같은 2승 3패라도 승과 패를 주고 받으며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것과 2연승 후 3연패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을 듯하다. 상대에 주눅들지 않고 '노 피어(no fear)' 정신으로 나섰던 1, 2차전과 2%의 아쉬움이 남았던 3차전, 그리고 불안과 조급증을 드러내며 스스로 무너진 4, 5차전으로 이어졌다. 롯데가 결국 '골리앗'의 신세가 된 원인이 여기에 있다. 평정심을 잃고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흔히들 멘털(mental) 게임, 다시 말해 정신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로 골프를 꼽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타이거 우즈다. 파워로 상대를 압도했던 우즈는 프로골프사에서 전설로 기록될 만한 인물이다. 그런 골프황제가 요즘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세마저도 불안해 과연 우즈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 결정타가 혼외정사로 인한 가정 파탄이었다. 이혼 위자료로 물경 9200억 원을 주고 간신히 수습하기는 했으되, 경기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예전의 우즈는 샷 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 못할 정도로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한마디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던 그였다. 하지만 멘털이 무너지면서 졸지에 황제의 위력을 잃어버렸다.
골프 못지않은 멘털 게임이 야구다. 박찬호와 추신수를 보라. 척박하기 짝이 없는 미국 메이저리그 풍토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통산 124승으로 아시아투수 최다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고, 2년 연속 3할대 타율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그들을. 도대체 무엇이 작용했던 것일까. 그것은 오뚝이 정신이 아니었을까. 쓰러져도 좌절하지 않고 굳건하게 일어서는 불굴의 정신력 말이다. 퇴물 취급을 받으면서,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지만 대기록을 세워 멘털 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우리의 자랑스러운 영웅들이다. 더욱이 이들에게는 거인 군단처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팬들도 없었다. 소속팀들이 최하위권 성적이어서 '외로운 투쟁'을 해야만 하는 어려움까지 이겨내야 했기에 그 성과가 너무나 값진 것이다.

찬호는 말했다. 달콤한 사탕을 먹어서 탈이 났다면 그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없어진다고. 거인들은 잠시 탈이 났을 뿐이다. 발전은 변화에서 생기며 성공은 결국 인내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찬호의 다짐을 교훈 삼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기른다면 정상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5차전 때 한 팬이 들고 나온 피켓이 깊은 울림으로 와닿는다. '롯데는 내년 가을에도 돌아온다. 최고의 팬들과 함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15>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2. 2이강인 U-20 월드컵 출전 확정
  3. 33분 새 두 골…못 말리는 손흥민
  4. 4유족 “경찰이 수차례 피의자 난동 묵살해 터진 人災(인재)” 울분
  5. 5“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6. 6거인 선발 흔들리니, 불펜마저 휘청대네
  7. 7“아직도 등골이 서늘” 주민 트라우마 심각
  8. 8[동네책방 통신] 20일 시작되는 책방 스탬프투어…완주하고 럭키백 받자
  9. 9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10. 10도정 복귀 김경수, 진주 흉기난동사건 재발방지 대책 주문
  1. 1두 쪽 갈라진 바른미래 의총…'결별수순' 밟나
  2. 2이언주, 문전박대
  3. 3김학노 교수 차명진 의원에 일침 '온라인 초토화'
  4. 4한국당 "이미선 임명 강행 시 장외투쟁"…靑 겨냥 총공세
  5. 5文대통령, 내일 이미선 임명안 전자결재 할듯
  6. 6홍준표, 황교안 저격…“잘못된 시류에 영합”
  7. 7“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8. 8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9. 9“전기료 누진제에 에어컨 사용량 포함해야”
  10. 10고성·몸싸움 ‘난장판’ 의총…결별 치닫는 바른미래
  1. 1방문객과 커팅…모델하우스 개관 이색 마케팅
  2. 2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컨트롤타워 출범
  3. 3닭고깃값 30% 폭락했는데…2만 원대 치킨값은 ‘요지부동’
  4. 4국내 최대 중고차 박람회 ‘부카2019’ 19일 개막
  5. 5부산시 특례보증 확대, 수수료 0.4%로 낮춰
  6. 6“아라온호 연 300일 운항…제2 쇄빙선 건조 절실”
  7. 7미세먼지 저감투자 신항 집중…환경 열악한 북항노동자‘소외’
  8. 8금융·증시 동향
  9. 9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 2.5%로 하향
  10. 10필립모리스, 담배 연기 없는 도시 프로젝트 부산·경남서 시동
  1. 1진주 살해범, 덩치 큰 남성은 안 건드려… 전문가 “심신미약 가능성 낮다”
  2. 2이회성, 이회창 친동생
  3. 3 진주아파트서 숨진 여고생, 피의자 피해 달아나기도
  4. 4조현병 뜻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증상 및 치료법은
  5. 5lg화학 미세먼지 배출조작에 사과문 “관련 생산 시설 폐쇄”
  6. 6오재원 승리 생일 파티 “직접 항공권 끊어 참석했다”
  7. 7“조현병-범죄 인과관계 없다”… 진주아파트 사건 피의자 조현병 병력 조명
  8. 8대만 지진 시내 도로가 갈라져… 대만 현지 반응 “저승가는 체험”
  9. 9'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 논문 쓴 교수들 "압력 많았다"
  10. 10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 신상공개위도 18일 열려
  1. 1손흥민 골 영국 일본 중국 반응…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2. 2멀티 골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베스트 11’ 제외...토트넘 대신 맨시티 석권
  3. 3손흥민 골 넣었지만, 경고누적으로 챔스4강 1차전 출전 불가
  4. 4토트넘 손흥민 맨시티 꺾은 유니폼 누가 가져 갔을까…
  5. 5챔피언스리그 4강 일정은?
  6. 6챔스 4강 대진표 토트넘vs아약스… 리버풀·바르샤 피했지만 ‘손’ 출전 불가
  7. 7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혐한 네티즌도 손흥민에 반했다
  8. 8피파온라인4, 2주 만에 정기 점검...뭐가 바뀌나
  9. 9멀티골 손흥민, 평점 토트넘 1위 맨시티에 비수 꽂았다
  10. 10토트넘 챔스 4강… 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넷우익은 그저 눈물만”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한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송정호
기자수첩 [전체보기]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동의 없는 수술은 폭력이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성 ‘피트’ 뗀 졸리
참치 캔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병과 갈레트
섬진강의 봄맛 다슬기
사설 [전체보기]
진주 참사 수차례 징후 경찰 대응 안이했던 것 아닌가
중입자치료센터 지역병원과 상생 바람직한 일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성급한 여당의 입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