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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크루저 지구 우주여행 /권태우

태양 주위에서 돌며 원점 복귀하는 지구

우리의 인생길도 항상 가꾸며 가야할, 돌아올 수도 있는 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9-27 20:54:2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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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을 반복하는 샐러리맨들은 오늘도 새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길로 출퇴근을 하고, 보이는 사람과 풍경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태양계 주위의 궤도를 따라 모범생처럼 착실히 돌고 있는 지구를 연상케 한다. 특히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은 자신은 가만히 있는데 태양이라는 불덩어리 존재가 동에서 번쩍 떠올랐다가 서쪽으로 지누나 하고 매일 착각속에 산다. 지구는 서해에서 동해 방향으로 태양주위를 자전하면서 돌고 있기에 동해의 간절곶에서 제일 먼저 태양을 보며 아침을 맞게 되고, 서해에서 마지막으로 황혼의 애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바쁜 일상속에서 우주의 원리를 잊고 살지만 태양은 지구 지름의 109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이며 신병훈련소 조교가 훈련병들을 다루듯 지구를 매일 뺑뺑이 돌리며 통제하고 있다.

지구는 하루 동안에 한바퀴를 무조건 돌아야 하므로 쉴틈이 없다. 우리가 전혀 느끼지 못할 뿐이지 지구의 자전속도는 거의 KTX 고속철의 속도인 시속 266㎞로 빠르게 돌고 있다. 게다가 지구는 태양주위를 1년이라는 시간내에 의무적으로 한바퀴 공전하여 완주해야 하니 갈 길은 더 바쁘다. 지구는 시속 10만7496㎞로 공전한다. 시속 450㎞로 날아가는 비행기 속도의 무려 238배가 넘는 빠르기로 태양주위를 돌고 있는 셈이다. 이러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속도 개념하고는 차원이 달라 감히 비교할 수가 없다. 이처럼 태양은 지구를 잔혹하게 혹사시키고 있는데 이런 최악 조건의 원심력에서 떨어져 나가지도 않으면서 멀미도 없이 매달려 있는 인간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수준이다. 더욱이 5.5도 각도로 살짝 고개를 갸웃하고 선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도 불안하고 쓰러질 듯 보이는데 이보다도 훨씬 더 큰 23.5도로 삐딱하게 기울어져 빠르게 돌고 있으면서도 삼라만상들을 마치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평온한 모습으로 유지시키는 중력의 힘이란 신비하기 이를데 없다. 우리는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기만 해도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지구를 타고 밤하늘의 은하수와 별자리, 태양과 달을 음미하면서 단체 크루저 우주 여행을 공짜로 하고 있는 셈이다.

적도부근은 지구의 기울어짐 영향을 그리 안 받고 태양열을 가장 많이 받아 연중 뜨거운 여름만 계속되는 반면 지구의 북극 근처인 알래스카, 시베리아, 그린랜드, 아이슬랜드, 스칸디나비아는 태양열이 못미치는 위치라 여름이라도 섭씨 10도 정도로 쌀쌀하다. 겨울에는 영하 35도 이하로도 내려가지만 밤에는 태양이 지지 않아 거의 하루종일 날이 밝은 백야현상을 보이며 빙하와 설원의 낭만을 즐기는 매력적인 관광명소가 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얼음으로만 덮혀 있는 남극은 북극보다 더 추워 여름에도 혹독한 영하의 날씨를 보이며 특히 겨울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극한 상황의 대륙이 되어 버린다. 북극과 남극은 계절이 반대가 되어 북극이 여름일 즈음에 남극은 겨울이 된다. 한반도는 북위 38도 정도에 있기 때문에 여름과 겨울의 중간에 봄과 가을도 존재하게 되어 사계절이 형성된다. 현재 지구의 궤도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를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함을 느끼게 해주는 태양열위치에 머무르고 있으므로 이러한 가을 운치를 느낄수 있음에 감사하고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추석명절의 푸근한 행복을 함께 느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지구는 태양주위를 부지런히 돌아 우리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선사하고 또 다른 봄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궤도의 원점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자기의 길을 45억년 이상을 바쁘지만 묵묵히, 그리고 변함없이 가고 있다. 다른 차원에서 보면 우리의 인생길은 태양계를 도는 지구의 여정처럼 떠나고 헤어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살기위하여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모든 길도 가버리면 그만인 길이 아니라 언젠간 돌아올수도 있는 길이기에 항상 아름답게 가꾸며 걸어가야 되는 것이다. 경성대 교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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