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시론] 동포인가 외국 인력인가 이주민인가 /이한숙

중국 동포에 대한 정부의 모호한 태도

이주민으로 인정해 통합책 마련해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9-07 19:44:16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해는 한중 수교 18주년이다. 한중 수교는 중국동포들의 한국으로의 노동 이주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국내에 있는 중국동포는 등록외국인의 40% 이상인 36만 명에 이른다. 1990년대 한국정부는 중국동포에게 산업연수생제도 외에 친척방문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1999년 재외동포법 제정으로 재외국민 및 외국국적 동포들이 출입국과 체류에서 준국민에 해당하는 혜택을 받게 되었을 때도 이들은 배제됐다. 그 적용 대상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자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정부수립 이전에 해외로 나간 중국과 옛 소련지역의 동포, 재일동포 중 북한 국적 동포 등 약 300만 명은 제외됐던 것이다. 그러나 2001년 중국동포들의 소송으로 재외동포법 관련 조항이 헌법불일치 판결을 받았고 이들 동포들도 '외국국적동포'에 포함되게 되었다.

이후 중국 동포들은 다른 이주노동자들보다는 취업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서 동포우대정책으로 평가받아 온 취업관리제, 특례고용허가제, 방문취업제 등의 제도를 통해 한국에 들어와 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 제도는 공히 동포들이 일정한 기간 일정한 업종의 단순노무직에만 종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소위 3D 업종에 노동인력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데 중국동포를 동원하고자 한 제도라는 점에서는 이주노동자 일반에 대한 정책과 전혀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정부는 중국동포들을 최장 5년의 단기고용 외국 인력으로만 활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중국동포가 한국에 정착하는 경우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국동포의 '대규모 정주화'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올해 4월 정부도 일정한 요건이 되는 중국동포에게 영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요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전히 중국동포를 외국 인력으로만 생각할 뿐 함께 살아갈 이주민으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동포를 외국 인력으로만 활용하려는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는 일본의 일계인(日系人) 사례가 잘 보여준다. 일본은 고도성장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많은 노동력을 해외각지로 보냈었고, 일계인은 이 시기 해외로 이주했던 일본인과 그 자손을 가리키는데, 특히 브라질 출신이 많다. 일본 정부는 1990년 일계인에게 일본에서 자유롭게 살면서 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주었다. 이후 일계인들은 빠르게 증가해 일본 내 이주노동자 중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혈통적 동질성에 대한 상상만으로 일계인의 사회통합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이들은 외국인으로서 사회복지에서 배제된 채 불안정한 고용으로 사회주변부 계층으로 전락했다.

일계인들은 출신국에서 경력, 학력, 직업이 어떠했든 자동차나 전기, 전자 부품 등 특정 업종에서 일본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밖에 얻을 수 없었다. 기업들은 사회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부담을 피하고, 필요 없어지면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도록 용역회사나 파견회사를 통해 고용계약기간이 아예 없거나, 3개월 이하 단기계약의 간접고용 형식으로 이들을 고용했다. 어디든지 살고 싶은 곳에 살 자유가 있었지만 고용주의 도움 없이는 '외국인'은 집을 얻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공단 근처에 모여 살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초단기계약의 일자리를 쫓아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했다. 이들의 2세들도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를 놓치기 십상이었고, 세대에 걸쳐 주변부 노동계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이민자에 대한 사회통합 지원책, 다문화정책 등에서 철저히 배제해 왔다. 결혼이민자들과 달리 이들을 곧 돌아갈 사람들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이미 가족단위 이주와 정주화 기미가 뚜렷한 중국동포에 대해서조차 한국에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중국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사람들이라고 '상상'하면서 별다른 사회통합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이 함께 살아가야 할 이주민임을 인정하고, 이주민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지양하고, 이들이 주류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혀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한국은 해외동포를 값싼 외국 인력으로만 활용하려다 세대에 걸친 사회주변부계층을 양산해 낸 또 하나의 사례를 남기게 될 것이다.

이주와인권연구소 소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암반층 가덕, 퇴적층 김해보다 공사 쉽다"
  2. 2“외해 공항건설 전례 있다…‘창이(싱가포르 국제공항)’도 가덕도와 환경 유사”
  3. 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접종
  4. 4금리 상승기 은행주 날개…BNK 6390원(지난 4일 종가 기준) 고점 경신
  5. 5여당 당정청 출신 총동원, 야당 똘똘 뭉친 보수세력
  6. 6[뉴스 분석] 내신 버리고 ‘수능용 검정고시’ 선택…고교 자퇴생 급증
  7. 7코로나 백신은 심리 백신? 쇼핑객도, 상춘객도 북새통
  8. 81년 후 대선, 부산·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판 흔든다
  9. 9非文 출신에 현역 지원 없이도, 당원·시민 표심 다 잡았다
  10. 10영진위 새 사무국장, 과거 횡령의혹 파장
  1. 1여당 당정청 출신 총동원, 야당 똘똘 뭉친 보수세력
  2. 21년 후 대선, 부산·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판 흔든다
  3. 3非文 출신에 현역 지원 없이도, 당원·시민 표심 다 잡았다
  4. 4YS 비서로 정계 입문…문재인 정부 첫 해수부장관 역임
  5. 5‘유리 천장’ 못 깬 여야 경선 여성 후보
  6. 6민주 부산시장 후보 김영춘…박형준과 맞대결
  7. 7“부산은 응급환자…말 아닌 행동으로 살려내겠다”
  8. 8부산시장 여야 캠프 몸집 커진다…대권 후보도 전방위 지원
  9. 9국민의힘 부산선대위, 가덕도 땅 투기 진상조사 나선다
  10. 10최도석 시의원 "민간투자사업 발목잡기 그만해야"
  1. 1금리 상승기 은행주 날개…BNK 6390원(지난 4일 종가 기준) 고점 경신
  2. 2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화훼농가·전세버스도 검토
  3. 3연 매출 1000억 넘은 부산 벤처기업 총 26개사
  4. 4청년 농업인에 도전하세요…농부사관학교 참가자 모집
  5. 5‘원안위’ 서울 잔류 승인한 정부…원전 안전 의지 없나
  6. 6부산시 정비사업 e-조합 시스템 구축
  7. 7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발 위기…홍남기, LH 사태 공식사과
  8. 8고리·신고리 사고·고장만 34건…후쿠시마 10년, 원전안전 요원
  9. 9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 <상> 국내 원전 안전 현주소
  10. 10부산 관광업계 “특별재난업종 지정” 호소
  1. 1"암반층 가덕, 퇴적층 김해보다 공사 쉽다"
  2. 2“외해 공항건설 전례 있다…‘창이(싱가포르 국제공항)’도 가덕도와 환경 유사”
  3. 3[뉴스 분석] 내신 버리고 ‘수능용 검정고시’ 선택…고교 자퇴생 급증
  4. 4코로나 백신은 심리 백신? 쇼핑객도, 상춘객도 북새통
  5. 5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 유명철 경희대 의대 석좌교수·정병원 명예원장
  6. 6“한진CY부지, 주변지역 고려 없이 개발”
  7. 7청년과, 나누다 <10>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
  8. 8백신 접종 뒤 사망 누적 9명…정부, 8일 인과성 여부 발표
  9. 9경남교육청, 양산 학생안전체험원 후보지 거부…건립 비상
  10. 10독도 알리는 대학 교양수업, 수강생들이 줄 섰다
  1. 1스트레일리 완벽투·프랑코 강속구…롯데 희망 봤다
  2. 2신세계야구단 “쓱 랜더스로 불러주세요”
  3. 3허훈·양홍석 쌍포 침묵…kt, 4연승 다음 기약
  4. 4박정인·발렌티노스 ‘골 맛’…페레즈호 첫 승 신고
  5. 5이대호·손아섭·민병헌 39억 깎았더니, 거인 연봉순위 8위(작년엔 1위) 추락
  6. 6체육단체장으로부터 듣는다 <7> 정신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장
  7. 7‘고수를 찾아서 2’ 부산 유일 국궁 9단 명궁 장오현
  8. 8교체 출전 황희찬 6개월 만에 골 맛
  9. 9김광현 첫 시범경기 4실점 부진
  10. 10박세웅 150㎞ 직구·나승엽 안타…롯데 첫 단추 잘 뀄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MICE, ‘사회적 가치’로의 진화 /이태식
세계선도국가로 가는 키워드 ‘지방분권’ /김우룡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남권 메가시티 첫걸음…부산시·경남도 초정~화명 도로 협력부터 /박동필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R2P와 중국몽
코리안 허브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김영춘·박형준 후보, 부산 비전 제시 공정 경쟁 기대한다
실체 불분명 수정아파트 재개발 바람 피해 우려 없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반기업정서 극복을 위한 싹이 텄다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1년짜리 부산시장 안 되려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신공항 특별법 여론조사, 부정응답 유도한 질문들 /강경태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