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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경술국치일과 오늘 /조경근

출신보다 성과중심 능력있는 인재 등용, 국가 장래에 희망 줄 수 있어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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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08-29 20:22:2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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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경술국치일 100년 되는 날이었다. 내용은 크게 달라도 그때나 지금이나 국내 사정은 뒤숭숭하고 민심은 불안정하다. "나라 일이 언제 편한 날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서민들 마음은 간혹 들려오는 스포츠 낭보만 빼면 즐거울 것이 없다.

기획재정부는 올 상반기 경기가 수출 증가와 내수 회복으로 급격히 호전되면서 GDP가 전년 대비 7.2%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의 8.1% 성장에 이어 2분기에 6.3% 성장했을 것으로 추산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가 호전되고 특히 2분기 경제성장률이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고는 하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경제발전에 바람직한 기조는 '3저'다. 그런데 올해 우리나라는 새로운 '3고'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삼성경제연구소는 원화 가치, 원자재 가격, 금리 상승 등 3대 가격변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전망을 확인이라도 하듯 그동안 한국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하던 원자재 가격, 환율, 금리의 3대 변수가 '신3고'의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최근 있었다. 원자재 가격과 금리 상승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원화 강세는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결국 수출과 내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부정적 전망을 들을 때도 그렇지만 서민들은 기회만 있으면 치솟는 물가, 취업 자리가 없어 아우성인 다 큰 자식들, 나이 50대에 그만두게 되는 직장, 적어도 80대까지는 꾸려야 하는 생계 걱정 등으로 가슴에 냉기가 가득하다. 정부로서도 일부러 잘못하려고 할 리 만무하지만 국민들의 삶이 나라 정책에 절대적으로 좌우되니 비판도 하고 때로 욕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관건은 수치와 외양에 매달리는 전시 행정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는 내실 있는 정책의 마련과 추진에 있다. 그러려면 대통령이 이를 해낼 수 있는 능력자를 선임하고 그 뒤를 지속적으로 후원해주어야 한다.

지난주 총리와 장관급 인사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 때마다 지명된 인사에 대한 시비거리가 많은 점도 국민의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많이 답답했던지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24일 방송에 출연해 몇 마디 했다. "처음에 사람을 고를 때 깨끗한 사람을 골라야지, 왜 투기한 사람을 잔뜩 골라 놓았느냐. 재물 좋아하고 돈 좋아하는 사람은 장사해야지, 왜 장관 하려고 하나? '국회 너희들은 떠들어라, 나는 임명한다'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실수나 투기가 아닌 투자 등을 침소봉대해서 대통령 인사권을 훼손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몇몇 후보자의 경우는 여론의 질타가 옳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위 공직 인선과 관련해 선뜻 수용이 안 되는 점은 '소장수' 아들이 총리가 됨으로써 서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그 말뜻을 몰라서가 아니다. 민주주의란 원래 신분,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나 정치 지도자, 고위 공직자, 재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서민 출신이 총리가 되는 것이 그리 특별할 게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능력이고 거기다 인품까지 훌륭하면 금상첨화다. 여기서 능력이란 맡은 분야의 성과를 통해 국민을 유복하게, 안보를 튼튼하게, 국가 장래를 희망차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재계가 도덕적으로 욕먹는 부분이 있지만 큰 성과를 냈기 때문에 '경제는 일류 정치는 3류'라는 말이 나왔다. 본인이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한 마당에 다시 거론하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서민 출신이라는 점이 아니라 성과를 낼 능력 있는 인재의 등용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8월 말과 9월 초에 걸쳐 물가, 대·중소기업 상생, 청년실업, 부동산거래 활성화 분야를 중심으로 친서민 정책들을 발표한다. 탁상, 전시 행정이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들의 작품이길 바란다. 또한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그런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재들을 등용해주길 바란다. 국민이 행복을 기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무더위가 너무 심해서 8월에 노란색으로 먹는 개살구가 빛깔만 좋은 게 아닐지 염려된다. 경성대 교수·기획조정처장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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