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좌충우돌 뉴요커에게서 배운다 /정상도

도시농업으로 먹을거리 자급자족 '로커보어'는 고령사회 새 활력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07년 8월 8일 토네이도가 브루클린을 강타한 것은 108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내 농장을 토네이도가 초토화한 것은 직접 재배한 먹을거리에만 의존해 살아야 하는 한 달을 시작하기 일주일 전이다. 하지만 토네이도도 내가 늦은 봄 첫 삽질을 시작한 이후 발생한 여러 끔찍한 사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고급 주택가 3층집 뒷마당 70㎡가량을 이용해 40대 가장이 '도심 농장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6개월간 자신이 직접 가꾼 농장에서 수확한 먹을거리로만 한 달 동안 살기가 목표다. 예외는 소금과 후추, 커피 정도다. 그 과정을 기록한 요리 전문기자이자 평론가였던 매니 하워드의 기사는 2007년 가을 '뉴욕매거진' 커버스토리가 됐다. 이를 보완해 펴낸 책이 '내 뒷마당의 제국'이다. 그는 커리어 우먼인 아내와 두 자녀의 원망 속에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가축 우리를 짓다가 손가락이 잘리는 고통도 겪었다. 딸과 친해진 오리들을 식육 목록에서 빼지만 이웃의 신고가 두려워 새벽에 울기 시작한 수탉을 도축한다.

그는 말한다. "조금씩 목표에 다가갔다. 울타리 너머로 바쁘게 돌아가는 바깥세상이 보였다. 7개월 동안 내 삶은 겉모습뿐 아니라 움직이는 방식 자체도 달라졌다. 내 삶은 농장과 감응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내게 농장의 가능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장이 주는 한계였다."

'뉴욕매거진'은 로커보어(Locavore·지역을 뜻하는 Local과 먹다는 의미를 가진 vore를 합침·자신이 사는 주변 지역에서 난 먹을거리를 섭취하고자 애쓰는 사람) 운동을 알리고 평가할 목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로커보어 운동의 근원지라 할 뉴욕에서 이뤄진 그의 실험은 다소 엉뚱했지만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스스로 기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에 '도시농업' 바람이 불고 있다. 도시농업의 키워드는 생태·환경·공동체이다. 건물 옥상, 화분 상자, 정원 텃밭, 주말농장 등을 가꾸기 위한 민간 네트워크를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 '도시농업'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며 2004년 전국귀농운동본부가 공식적으로 이 표현을 사용했다. 로커보어리즘으로 알려진 먹을거리 사회운동의 기초가 1991년 런던 시티 대학교 팀 랭 교수가 만든 '푸드마일'(먹을거리가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이르는 이동 거리)이었고 2005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모임서 자연 식품에 관심을 가진 단체가 스스로 로커보어라고 일컫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생태·환경을 고려한 먹을거리에 대한 세계적인 고민과 궤도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도시농업이 고령화사회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가 활동이 제한된 도시의 대부분 고령층은 농촌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 도시화율은 1960년 28% 선에 불과했지만 2000년엔 88%를 웃돌았다. 도시화 과정에서 농업 기반은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들어온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이제 경제활동에서 배제된 채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이 자신의 집 옥상에서, 도심 텃밭에서, 주말농장에서 혹은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 도시농업에 땀을 쏟을 수 있다면 한층 여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장애인 및 고령자 대책과 도농 교류를 목적으로 우리의 주말농장과 비슷한 개념의 시민농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9년 특정농지대부법, 1990년 시민농원정비촉진법을 제정해 법적 기반을 닦았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자치단체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는 2007년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경기 광명시는 지난해 12월, 수원시는 지난 3월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이에 비한다면 부산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제정된 '부산농업농촌지원에 관한 조례'에 도시소비자농업 지원에 관한 선언적 항목을 포함했을 뿐이다. 도시의 생태계 순환 구조 구축과 시민 공동체 형성, 안전한 먹을거리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 인식은 바로 우리의 문제이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영도·진구·사하…부산 미분양 확산
  2. 2오륙도~해남 땅끝 1463㎞ 도보여행길
  3. 3대학가 커피숍에서 20대 묻지마 흉기 난동
  4. 4도시철도 또 무산될라, 웅상주민 속탄다
  5. 5거제동 화재…행정절차 지연이 火 불렀다
  6. 6글 쓰는 사진가 김홍희의 사진 잘 찍는 법
  7. 7통장이 동 주민센터 여직원 폭행 의혹
  8. 8부산에 e스포츠 상설경기장 생긴다
  9. 9최정호 “총리실 김해신공항 건설 중지 결정 땐 따르겠다”
  10. 10여친 알몸 동영상 수십 개 유포한 남성…피해자 “엄벌해 달라” 국민청원
  1. 1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구속영장 기각
  2. 2최정호 “김해신공항 총리실 결정 따를것”
  3. 3지방의원 ‘갑질 행위’ 막는다
  4. 4창원성산 민주-정의 단일후보는 여영국
  5. 5‘반쪽 단일화’ - “좌파 야합”
  6. 6한국당 박순자 의원, 아들 취업 특혜논란
  7. 7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수사 권고
  8. 8북한, 남북연락사무소에 직원 복귀
  9. 9수출입은행 창원지점 폐쇄 철회 적극 검토
  10. 10문 대통령 “공수처 빨리 설치해야”
  1. 1기장·영도·진구·사하…부산 미분양 확산
  2. 2오륙도~해남 땅끝 1463㎞ 도보여행길
  3. 3LPG충전소 기장군 15곳 · 부산진구 0곳
  4. 4남향에 ‘송도 오션뷰’ 3.3㎡당 800만 원
  5. 5교통·학군·상권 다 갖춘 ‘숲세권’ 아파트
  6. 6창업카페 대연점은 IT, 사상점은 문화예술
  7. 7남해 조성 11곳 바다숲…어획량 2배로
  8. 8부산공동어시장 대표 선거 내달 19일
  9. 9항만 미세먼지 조사·단속권 통합 필요성
  10. 10GS25는 ‘반값택배’…배송쟁탈전 점입가경
  1. 1대학가 커피숍에서 20대 묻지마 흉기 난동
  2. 2도시철도 또 무산될라, 웅상주민 속탄다
  3. 3강릉서 렌터카 바다 추락, 대학생 5명 숨져
  4. 4발렌시아 딸 킴림 “버닝썬 스캔들 무관”
  5. 5황금볏과일박쥐, 날개 폭 1.7m…과일 섭취
  6. 6부산시 ‘김해신공항 철회’ 대대적 광고
  7. 7해운대 통장이 주민센터 여직원 폭행 의혹
  8. 81호선 지연 “서울역에서 25분 기다렸다”
  9. 9거제동 화재…행정절차 지연이 火 불렀다
  10. 10킴림·호날두 사진에 박한별 남편도… 유리홀딩스와 무슨 관계?
  1. 1lpga 실시간스코어, 홈페이지서 확인 가능
  2. 2내일, 한국-콜롬비아 평가전…’강팀’ 콜롬비아 피파 랭킹은?
  3. 3고진영 막판 역전승 거두며 투어 통산 3승
  4. 4고진영, 마지막날 버디7개로 4타 차 뒤집고 극적 역전 우승
  5. 5쳣다 하면 홈런. 강정호, 시범경기 7호 폭발…ML 선두
  6. 6부산대 여자농구부 창단 4년 만에 첫 대학리그 출전
  7. 7지동원, 왼쪽 무릎 부상으로 축구대표팀 중도 하차
  8. 8고진영 누구? 1995년 돼지띠 골퍼, 황금돼지해에 대활약
  9. 9임성재, 발스파 챔피언십 공동 4위…72위, 마스터즈 가나
  10. 10갈매기씨름단, 49회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서 준우승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기고 [전체보기]
수산혁신 2030계획, 어업 말살 정책 아닌가 /정성문
3·1운동·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리며 /민병원
기자수첩 [전체보기]
한심한 주기장 균열 이유 /임동우
돌아오지 않는 유커 /민경진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반려동물’ 수난 시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말모이와 국악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검경의 손에 달린 진실 /유정환
르노삼성 사태에 뒷짐 진 정부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냉소 받는 검찰 경찰
진달래 산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 가와시마두부점의 소쿠리두부
베트남 향수 달랜 ‘느억맘 김치찌개’
사설 [전체보기]
스쿨존 차량진입 제한, 주민 불편 해소책 필요하다
김해공항 주기장 균열 정말 안전에 큰 문제 없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황제의 이중 초상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이홍 칼럼 [전체보기]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성급한 여당의 입
네 탓 싸움에 더 숨막히는 미세먼지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연둣빛 봄날에
봄이 오는 길목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스파클링와인, 우연히 만들어진 명품
최고의 와인은 내 곁에 있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