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부산 '신공항 유치위'의 한계 /조송현

경남과 상생협력 약속할 땐 언제고 물리적 세몰이로 얻을 게 뭔가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가 동남권 신공항의 가덕도유치 범시민위원회(신공항 유치위)를 발족한다니 당황스럽다. 게다가 허남식 부산시장이 유치위원장을 자임하고 나섰다니 이런 낭패가 또 있나 싶다.

6·2 지방선거 이틀 뒤 가진 부울경 광역단체장 당선자 릴레이 인터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자리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은 경남과 상생협력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와 전화통화를 했고, 자주 만나 서로 마음을 터놓고 공동현안을 의논하기로 했다는 말도 전했다. 동남권 신공항, 남강댐 광역상수도 문제 등을 염두에 둔 말이다.

김두관 당선자 또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와 관련해 '특정 지역'보다 '국익차원에서 유리한 곳'을 강조했다. 합리적인 선택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실제로 며칠 뒤 허 시장은 김 당선자와 회동을 갖고 이 같은 '지상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쯤 되면 두 시·도 간 상생협력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기대를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적어도 김 지사의 당선과 함께 일부에서 제기된 정파적 이해에 따른 부산경남 현안사업의 차질 우려는 불식됐다고 봐도 좋을 듯했다.

이래 놓고 느닷없이 세몰이를 하겠다니, '이건 아니다' 싶다. 세몰이의 한계와 폐해를 간과한 무전략의 소치다. 대화 타협이 없는 세몰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의회에서조차 막대한 폐해를 남기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 국회가 밥 먹듯 하는 날치기와 본회의장 점거 사태가 그 좋은 예다. 정파적 이해에 바탕을 둔 세몰이는 극한 투쟁만을 부른다. 다수결의 원칙은 소수에 대한 배려와 대화와 타협을 더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을 때 민주주의의 보루로써 제 역할을 한다.

이는 요즘 미국 의회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이 든 고참 의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만찬장에서 만나 스테이크와 시거를 즐기면서 충분한 대화로 타협안을 도출했던 지난날을 그리운 듯 회상한다고 하니 말이다.

의회에서마저 다수결 원칙(세몰이)이 정파적 이해 앞에 이처럼 무력할진대 지역의 이해가 첨예한 사안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파적 이해가 의회의 파행을 부른다면 지역 이기주의는 지역 간 갈등을 야기하고 공멸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부산에서 유치위를 구성해 세몰이를 한다면 경남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건 뻔하다.

한 수만 짚어봐도 이런데 부산시는 왜 유치위라는 악수, 아니 하수 중의 하수를 두려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한 가지 집히는 게 있다. 바로 허 시장이 민선 5기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크고 강한 부산'이다.

'크고 강한 부산'이란 슬로건과 유치위 발상은 서로 묘하게 맞닿아 있다. 신공항은 크고 강한 부산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요소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허 시장은 시민의 요구도 신공항 유치에 있다고 보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유치위 발족을 생각했음 직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생각해봐야 할 게 있다. 정파가 날카롭게 대립하거나 지역 이기주의가 득세하는 상황 속에서 타협적인 태도는 자칫 나약함으로 간주되고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 정치 지도자와 단체장들은 대화와 타협보다는 투쟁을 선택하고, 세몰이에 나서는 예를 자주 본다. 신공항 유치 환경의 경우 지역 이기주의가 팽팽히 맞선 상황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하는 대화와 타협, 끈질긴 설득의 자세는 자칫 나약하게 보일 수 있는 국면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허 시장이 당초 약속한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버리고 유치위 발족이라는 물리적인 힘을 선택했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만일 그렇다면 유치위는 허 시장이 '크고 강한 부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신의 나약한 리더십을 감추기 위한 전술에 지나지 않는다.

허 시장은 이제라도 나약함을 감추려는 가면을 벗어던져야 한다. 대화와 타협이야말로 통합의 기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타협을 통한 통합의 리더십이며, 이는 끈질긴 대화를 통해 성취될 수 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1000억 주식 놓고 희대의 父子 소송
  2. 2규제 풀리자 엘시티 거래 폭발…프리미엄은 최대 2억 안 넘어
  3. 3 신불산 공룡능선
  4. 4대기오염 1·2위 학장·장림, 미세먼지 핀셋 예산은 ‘0’
  5. 5롯데 ‘외야수 최민재’만 지명…포수는 외인 영입 가닥
  6. 6세계 상위1% 연구자 부산엔 1명뿐…“정부 지원 일부에 편중”
  7. 7“해운대 숙취운전 사고 가해자, 중형 피하기 어렵다”
  8. 8유상철 췌장암 4기 투병 “포기 않고 병마 이길 것”
  9. 9민주 “인재영입 총력” 한국 “타깃 공천”…양산서 전면전
  10. 10한국당 부산의원들 노골적 퇴진 거부…강제 물갈이 가능성
  1. 1'민식이 엄마' 눈물 호소, 文 "스쿨존 쉽게 식별" 지시
  2. 2『세상을 바꾼 12가지 질병』 도서 번역·출간한 부산대 의학과 장철훈 교수 21일 북토크 개최
  3. 3부산 북구청장, ‘저출산고령화 포럼’ 참석
  4. 4금정구, 어린이 가방덮개로 안전속도·어린이 안전 ‘두마리 토끼 잡다’
  5. 5“노란 융단 깔아 우리 아이들 지켜요” 금정구, 어린이보호구역에 옐로카펫 설치
  6. 6한국당 부산의원들 노골적 퇴진 거부…강제 물갈이 가능성
  7. 7“학폭 관리 교육청 이관, 부실 심의 우려”
  8. 8민주 “인재영입 총력” 한국 “타깃 공천”…양산서 전면전
  9. 9“부산 국비 7조 시대 열자”…국회서 허리 굽힌 오거돈
  10. 10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여야 평가 극과극
  1. 1규제 풀리자 엘시티 거래 폭발…프리미엄은 최대 2억 안 넘어
  2. 2풀무원 ‘김치 뚝배기 우동’…국산 배추로 식감 살려
  3. 3롯데마트, 삼겹살 판촉비 납품업체 전가 과징금 400억 폭탄
  4. 4코스피 상승에 제동 건 외국인…4개월째 순매도
  5. 5엘사 인형·이불·식기 봇물…유통가 ‘겨울왕국2’ 마케팅
  6. 6BIFF 후원해온 부산은행 ‘메세나 대상’ 수상
  7. 7한일, 수출규제 WTO 2차 협의 결렬…법적 공방 가능성 커져
  8. 8한·아세안 패션도 부산에 모인다
  9. 9한국 제조업 생산기지, 중국서 베트남으로 대이동
  10. 10금융·증시 동향
  1. 12019 11월 모의고사 등급컷 공개 시간은?
  2. 2서울 지하철 1·3·4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도 철도 파업 여파로 운행률 떨어져
  3. 32019 11월 모의고사 등급컷 공개는 … 2018년 11월 모의고사 등급컷 보니
  4. 4서울지하철 파업 열차운행시간표 알아보려면 어디로?
  5. 5경희대학교 수시 1차 합격자 발표, 확인 방법 및 유의사항은?
  6. 6경희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이후 일정 입학처에서 확인하세요
  7. 72019 11월 모의고사 등급컷 1등급 국어 91점 수학 88점
  8. 8철도노조 총파업, 지하철 1,3,4호선 운행률 82%로 떨어진다
  9. 9아이유 ‘블루밍’ 뮤직비디오 때아닌 표절 논란... 감독 “오마주했다”
  10. 10동대신3동 구덕골 호호마을주민자치위원회 선진지 견학
  1. 1'씨맥' 김대호 감독 및 조규남 전 대표 출장 정지 그리핀 벌금 1억
  2. 2유상철 췌장암 4기 치료 응원 봇물 “영원한 우리의 국가대표”
  3. 3한국 브라질에 3-0 패배… ‘상대전적 1승5패’ 손흥민·권창훈 아쉬운 슈팅
  4. 4토트넘, 포체티노 후임으로 무리뉴와 협상
  5. 5박항서의 베트남 대표팀, 태국과 0-0 무승부, G조 1위 수성
  6. 6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정근우 LG 이적 등 8개 구단 총 18명 지명
  7. 7케인 포체티노 감독 “꿈 이루게 도와줘 평생 감사해 행운을 빈다”
  8. 8[오피셜]포체티노 가고 무리뉴 왔다…경질 후 약 12시간 만에 감독 선임
  9. 9토트넘, 포체티노 가고 무리뉴?
  10. 10유상철 췌장암 4기 치료 중 “긍정의 힘으로 병마 싸워 이겨내겠다”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강필구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 "진정한 지방자치 위해 정당공천제 폐지돼야"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신원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도의회 인사권독립과 전문인력 도입 절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기고 [전체보기]
고양이와 쥐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 /이용희
지역민과 마을활동가가 함께 만든 새뜰마을 /오광석
기자수첩 [전체보기]
365일 지스타 열리는 부산 기대 /배지열
아직 설익은 공무원 공로 연수제 /김성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사랑방 음악, 더 풍성해지길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피리와 하프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수산인의 웃음을 보고 싶다 /유정환
‘외투 불균형’ 에 뒷짐 진 정부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영욕의 86세대
밀양 표충비의 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中 ‘문학 한류’ 이끄는 정지용의 울림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특별한 갈치구이 한 토막
베트남의 포와 반미
사설 [전체보기]
제재수단 미흡 등 부실 환경영향평가 개선책 찾아야
지소미아 종료, 일본 입장 변화 여부에 달렸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의를 갉아먹는 ‘합법적 불공정’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인생 2막에 이룬 성공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니가 가라, 험지’
선거제 개혁 물 건너 가는 건가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 그 오랜 기억들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패러독스
브랜딩의 미학, 보르도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조선 시대 만다라 문양 민화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충효예글짓기공모전
  • 유콘서트?v=1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