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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이찬진(왼쪽 세 번째)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달 초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 AI 해킹 범죄가 발생한 가운데 증권사와 가상자산거래소 등에서 해킹 범죄가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국립부경대에서도 학생과 교직원의 개인정보가 외부 사이버 공격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행했다. AI 기술 발달로 해킹 범죄가 날로 고도화되면서 금융권은 물론 전방위적인 개인정보 유출 해킹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가 심각함에도 신종 범죄에 대한 수사 공백이 드러나면서 우려를 더 키운다. 이달 초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인력과 인프라 미비로 수사를 감당하지 못해 경찰(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을 넘기는 ‘수사 핑퐁’이 벌어진다. AI 해킹 범죄 확산이 현실화한 만큼 정부의 컨트롤타워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대신증권, 빗썸의 해킹 침해 사실을 추가로 인지했다. 대신증권은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달 초 신한, KB국민, 하나은행 등 국내 대형 시중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금융권에서 고객 정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유출되는 대형 해킹 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이다. 부경대에서도 학생과 교직원 5000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수협은행을 통해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 5106명과 대학 등록금 업무 담당자 2명 등 총 5108명 규모다. 유출된 개인 정보를 악용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
해킹 범죄는 AI 기술을 장착하면서 날로 진화한다. 과거 성공 가능성이 낮았던 금융기관 해킹 공격이 AI 기술의 등장으로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 탐색과 자동 공격 등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한 데도 수사 공백과 핑퐁 현상이 일어나면서 국민 불안감은 커진다. 경찰은 중수청 소관인 ‘중대 사이버범죄’라며 서울중수청에 사건을 통보했지만 서울중수청은 이틀 만에 수사 불개시를 회신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일정 부분 진척됐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이달 초 준비 안된 개청으로 관련 수사를 담당할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한 중수청이 경찰로 사건을 미뤘다는 지적이 많다. 수사기관이 미적거리는 동안 초기 로그 기록 확보와 가상자산 계좌 동결 등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중수청의 사건 관할을 조율할 수사권조정협의회는 내년 2월에 가동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8일 현장점검에 착수하고 청와대도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대응책은 나오지 않는다. 고도화하는 AI 해킹 문제를 전담할 정부 차원의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금융기관 점검회의 같은 일회성 대응으로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경찰과 중수청,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수사와 사이버 유관기관이 유기적으로 역할 분담을 하도록 조정·관리하는 금융보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내년으로 미뤄진 수사권조정협의회를 앞당겨 가동하고 경찰과 중수청의 공동 대응 조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