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장이 말한다. “오늘은 내가 낼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마음껏 시켜. 난 짜장.”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직장에서 농담처럼 벌어지는 상황이 국무회의에서 벌어진다. 국무회의 공개를 둘러싼 일부 장관의 비공개 요청과 대통령의 거부 논란이다.
일부 장관이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만찬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기 어렵다며 국무회의 생중계를 축소하거나 비공개 회의를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농지 전수조사 사례처럼 국무회의 생중계 때 나온 대통령의 지시로 조율되지 않은 정책이 성급하게 발표됐다가 여론 악화로 번복되는 일이 잦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회의가 중계되면서 장관들이 “이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없어 ‘예스맨’으로 전락하는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을 감안하면 면전에서 반대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무회의 비공개 요구 보도를 ‘허위 사실’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공개회의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공개 후 비공개 회의로 전환된다는 점과 장관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점,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국무회의 공개를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로 비유하면서 언론 등 중간 유통업자들이 마진을 위해 국무회의 공개를 불편해한다는 언론관을 내비쳤다.
국무회의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국민에게 직접 알리자는 취지는 일부 공감이 간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자유로운 토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관료의 눈치보기를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의 만기친람식 리더십을 강조하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거나 관료들 면전에서 면박주기로 길들이기를 하며 ‘보스식’ 국정 운영을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역대 어느 때보다 대통령이 그립을 세게 잡은 이번 정부의 국무위원 성향을 보면 그런 우려는 더 커진다.
국무회의 생중계는 지방정부에도 전파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도 간부회의를 공개하며 시정 장악과 현안 해결 능력을 과시하려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결국 부산시에서는 간부회의 생중계에 대한 반발이 일었고, 전 시장은 정기적인 생중계를 월 1회로 축소하며 한발 물러섰다.
국무회의 공개는 한 사람을 위한 1인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주인공에 맞춰 조연 배우가 대본에도 없는 “짜장면”만 반복하면 정상적인 무대가 될까.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