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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인 지난 4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에 상어 ‘부캉이’를 보기위해 많은시민과 관광객이 모여 있다. 국제신문 DB |
우연히 부산 북항 인공수로에 들어온 상어 한 마리가 부산관광에 스토리텔링이라는 묵직한 과제를 던졌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연일 관광객이 북항을 찾아오면서 해운대와 광안리로 대변되던 부산관광의 무게 중심이 원도심으로 번지는 효과를 창출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물론 관광업계는 야생 상어 한 마리가 몰고온 나비 효과와 새로운 스토리텔링 발굴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절감했을 것이다. 부캉이 신드롬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상어가 다시 북항을 찾아올 것이라는 가능성도 낮다. 그러나 부산의 특성을 살린 해양·생태에 스토리텔링을 입힌 체류형 관광이나 체험 활동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부캉이 효과의 기세를 몰아 후속 콘텐츠 발굴에 고심해야 할 때다.
지난달 18일 부캉이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 100만 명이 넘은 인파가 북항을 찾았다. 부캉이를 본 뒤 돼지국밥이나 초량의 명물인 불고기 백반을 먹는 ‘부캉이 코스’까지 생길 정도다. 부캉이 효과는 북항 인근 중구와 영도구로 확산한다. 영도 국립해양박물관 방문객은 지난 9월이 8월보다 1000명 늘었다. 원도심 일대 호텔도 붐빈다. 부캉이가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시한부 희소성’ 때문에 북항 인근 호텔과 레지던스에 장기 투숙하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고 한다. 앵커 시설 부재로 활성화되지 않던 북항친수공원은 백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면서 차세대 핫 플레이스로 발돋움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부캉이 효과는 일상 속에서 마주한 우연함, 또는 비일상적 경험에 대한 소구력이다. 수족관이나 TV 화면에서 보던 야생 상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색다른 경험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연과의 공존도 팍팍한 현대사회에 찌든 시민과 관광객에게 힐링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상어가 바다로 무사히 돌아가기를 바라는 감동적인 서사(스토리텔링)가 결합하면서 폭발력이 커진 측면이 있다. 부산이 제주와 서울의 대체지가 아닌 독창적인 관광도시로 위상을 구축한 것도 한몫했다. 감천문화마을이나 부전동 카페거리, 해운대 등 기존 관광 인프라가 부캉이 효과와 시너지를 냈다. 부캉이가 트리거가 된 것은 맞겠지만, 단지 상어 한 마리 보겠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 ‘포스트 부캉이’를 생각할 때다. 부캉이 효과의 위력은 실감했지만 ‘제2의 부캉이’를 찾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 부산시의 고민이 있다. 그럼에도 부캉이가 부산에 남긴 것은 해양·생태 테마 관광이나 체험활동에 대한 가능성이다. 영도·사하·남구와 기장군 등 바다를 낀 지역과 낙동강과 접한 북·강서구에 해양과 생태를 테마로 한 관광 인프라를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대형 수족관 건립이나 생태 탐방 같은 틀에 박힌 콘텐츠로는 부캉이 신드롬의 열기를 고스란히 옮겨 담기는 어렵다. 해양과 생태, 그리고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