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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에서 상어 ‘부캉이’ 외해 유도작전을 앞두고 시민들이 부캉이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어 붙이고 있다. 장동혁 기자 jdh4320@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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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캉이’가 화제입니다. 지난달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나타난 상어가 부캉이입니다.
벌써 열흘 넘게 체류 중입니다. 부캉이를 보려고 몰려든 사람이 60만 명 넘습니다. 이 정도면 아이돌급 인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자도 부캉이를 영접했습니다. 영접 순간 사람들이 왜 부캉이에 열광할까 하는 근원적인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여기선 부캉이가 몰고 온 후폭풍을 언급하겠습니다. 보통 후폭풍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선 긍정, 부정 모두 다뤄보겠습니다.
일단 부캉이는 1일까지는 북항 친수공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29일 ‘부캉이 퇴거’ 작전이 대대적으로 펼쳐졌지만 실패했습니다. 관계 당국은 다른 방법을 동원해 2일 다시 시도합니다.
부캉이를 환영한 시민들을 아쉬워합니다. 부캉이를 굳이 보낼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반면 관계 당국은 상어가 좁은 수로에서 장기간 머물 경우 건강이 나빠져 폐사할 수도 있다고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부캉이가 쏘아 올린 공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부캉이 덕분에 북항 친수공원이 전국구로 부상했습니다. 북항을 조성할 때 일화 기억나십니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슬리퍼를 신고 아무 때나 즐길 수 있는 북항’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고 있습니다.
부캉이를 영접하려고 북항을 방문했던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SNS로 쏟아지는 영상을 통해 부캉이와 함께 북항이 소개되면서 관광지로 급부상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북항 친수공원은 관광 명소의 조건을 대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이 말이 지금 북항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부캉이로 북항이 떴으니 부산의 유력한 관광 자원으로 더 발전시키자는 제안이 꽤 나오는 편입니다.
부산시도 재빨리 움직여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앞으로 해양도시 홍보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숟가락 하나 더 얹으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승리 요정’으로도 활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3연패에 빠졌다가 부캉이 등장 후 6연승을 달리기도 했습니다.
부캉이가 무조건 반가운 것은 아닙니다. 부캉이는 기후 변화 문제라는 무거운 주제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대형 상어가 해변 공원 수로에 들어온 극히 이례적인 현상은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경종이라는 것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의 출몰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동해안의 대형 상어 혼획(다른 물고기와 함께 잡히는 현상)은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건)의 2.5배에 달했습니다.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 출몰 빈도가 높아진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무관치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동해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의 분포 범위가 확대돼 대형 상어의 출몰이 잦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녹색당은 최근 부캉이에 관한 논평에서 “지금은 상어에 환호하며 즐길 때가 아니라 그 심각성을 깨닫고 삶과 시스템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며 “상어의 출현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경고”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캉이는 조만간 우리 곁을 떠납니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제2, 제3의 부캉이의 등장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