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걸맞게 ‘관광자원’의 개념을 구글의 AI 어시스턴트인 제미나이(Gemini)에게 물어보았다. 제미나이는 웹 검색을 통해 “관광객의 욕구와 동기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활용되는 모든 유무형의 대상과 매력물의 총체를 의미합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부산에서는 해운대해수욕장, 태종대유원지, 오륙도(해양·자연)와 감천문화마을, 용두산공원, 범어사(인문·역사) 등과 같은 관광자원을 떠올릴 수 있겠다.
더 나아가 ‘과학관광’ 정의를 요청하니 제미나이는 “지형·지질, 생태, 해양, 우주, 첨단기술 등의 과학적 원리를 관광자원과 결합하여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차세대 관광 패러다임입니다”고 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원리를 이해하는 체험형 접근 방식이라는 언급도 덧붙였다.
제미나이를 통해 관광자원과 과학을 연결해 아주 매력적인 개념을 도출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실현되지 않으면 생명력이 없는 AI의 ‘용어 정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2020년부터 공동 운영하는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의 지역 관광자원 연계형 과학문화 활동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해운대 별·바다 과학축제-별 보러 올래?’ 현장은 부산 대표 과학관광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최대 관광지를 찾은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은 밤바다를 배경으로 모래사장 위 과학체험은 물론 과학공연, 고층 빌딩 스카이라인과 조화를 이룬 천체망원경 체험, 우주·바다 책 읽기 등 색다른 관광경험을 했다.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는 출범 이듬해인 2021년부터 해운대구와 함께 송정해수욕장에서 ‘별 보러 올래?를 주제로 한 ‘송정 별·바다 과학축제’를 시작으로 부산에서 과학관광 체험현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해운대구는 송정 별·바다 과학축제에 대한 관광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바탕으로 2024년 해운대해수욕장으로 과학관광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올해로 6회째인 ‘송정 별·바다 과학축제’는 오는 10월 23일과 24일 열린다.
여름 시즌이 지난 후 해운대구의 두 해수욕장에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럽게 과학의 맛을 전해주는 과학관광 코너가 이어진다는 것은 이채롭다.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는 부산관광공사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용두산공원, 태종대 명승지, 황령산 전망대 등 3곳을 과학관광 명소로 꾸미고 있다. 2024년부터 추석 전날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아래에서 꽉 차기 직전의 보름달을 배경으로 도심 속 달빛축제가 큰 반향을 일으키자 올해는 태종대유원지(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7호)부터 황령산 전망대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과학관광 명소가 늘어났다.
지난 7월 17일 진행된 ‘사이언스 로드 in 태종대’에서는 반딧불이, 영도등대, 태종사 수국 등 순환도로(4.3㎞)의 3가지 핵심 탐방 요소를 바탕으로 해설과 체험을 결합한 융합형 과학관광 루트가 선보였다. 지난 7월 25일 이어진 ‘도심 속 달빛 축제 in 황령산’은 부산 전역을 감상할 수 있는 황령산 봉수대 전망대 주변의 묘미를 살리고 천문 프로그램을 결합한 과학관광 코스가 됐다. 용두산공원의 원도심 과학관광 프로그램은 오는 24일 마련된다. 그동안 천체 관측과 체험 중심이었던 용두산공원에서 올해부터 과학공연 무대도 열린다.
이처럼 자연환경은 물론 명승지, 부산항, 도심 속 야경 등 관광자원에 과학을 입힌 과학관광에는 과학문화해설사들의 헌신적인 활동에다 천체망원경, 과학공연 등이 관광객들과 한데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흥미롭다.
제미나이는 이렇게 전했다. “과학관광에 대한 접근은 관광객들에게 단순한 휴식 이상의 지적 성취감과 교육적 가치를 제공하며, 지역 관광의 콘텐츠를 깊이 있게 다변화하는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과학적 요소를 불어넣고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업은 사람의 몫이다. AI 시대에 인간만의 영역이 지닌 가치가 각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