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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의 3요소중 리듬은 어떤 흐름 속에서의 규칙으로 측정된 운동을 일컫는다. |
음악의 3요소는? ‘선율, 화성, 리듬’을 의미도 잘 모르며 음악 시간에 외웠던 기억이 있다. 선율은 가장 두드러지고 화성은 그 선율에 풍부함을 더한다. 그러나 리듬은 크게 잘 의식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리듬(rhythmus)의 그리스어 어원은 ‘흐르다’란 뜻으로, 어떤 흐름 속에서 규칙적으로 측정된 운동을 말한다. 피타고라스가 12개의 음을 현과 관의 배음 현상에서 다 찾아낼 수 있었지만, 리듬은 엄밀히 말해 바람 소리, 물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에선 없다고 할 수 있다. 리듬은 인위적인 어떤 의도와 체계이다. 리듬을 인식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박자이다. 박자는 무한한 흐름에 마디를 통해 일련의 구분과 반복을 부여한다. 박자는 다르게 보면 같은 모양이 반복되는 패턴이다. 왈츠나 춤곡 등에서 이런 패턴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강세가 중요하다. 강세의 위치에 따라 음악이 전혀 달라진다. 언어에서의 억양과 강세가 달라지면 다른 뜻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속도이다. 속도 역시 그 차이에 따라 음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렇게 박자 패턴 강세 속도, 네 가지 요소가 리듬의 조건이다. 박자와 리듬은 음악 작품의 골격 같은 역할을 한다. 교향곡의 각 악장이 박자와 속도가 다른 것이 그 좋은 보기이다. 작곡가들은 점점 더 치밀하고 정교한 리듬과 박자를 실험한다.
서양음악의 역사를 다르게 보면 기보법의 역사이기도 하다. 현재와 같은 오선과 음표의 전통적인 기보법은 대략 바로크 시대에 완성되어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기보는 음정의 표기도 중요하지만 특히 박자의 표기가 중요하다. 중세 초기엔 종교적인 영향으로 삼위일체와 함께 세 박자가 완전한 박자로 여겨졌고 두 박자는 불완전한 박자로 여겨졌다. 그리고 템포도 지금과 조금은 달랐다. 메트로놈이 발명되면서 템포의 객관성은 해결되었지만, 그러나 그레고리오 성가처럼 연주자의 임의에 따른 즉흥적인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근대, 현대로 넘어가면서 리듬은 더욱 강렬해지고 복잡해진다. 20세기 초반에는 리듬의 복잡함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이렇게 정교하게 구축해 놓은 박자와 리듬의 체계를 작곡가들은 다시 없애기 시작한다. 박자와 마딧줄이 자유로운 음악의 진행을 도로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음악에서는 박자와 마딧줄이 없는 ‘박자 없이(senza misura)’란 지시어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무박자는 결국 임의성과 즉흥성이 중시되고 기존의 체계와 다른 색다른 도형과 문자로 된 그래픽 기보란 새로운 기보법을 탄생시키게 된다. 이런 그래픽 악보는 마치 전위적 추상화같이 때로는 아름답기도 하다.
박자 중에 5/4박자가 있다. 2+3 혹은 3+2로 되는 이 불편한 비대칭의 박자는 규칙성을 바라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어긋나게 하면서 음악의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차이코프스키가 ‘비창 교향곡 2악장’에 사용하였고 홀스트의 행성 중 ‘화성’도 이 박자이다. 그리고 재즈의 ‘테이크 파이브’,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테마음악이 모두 이 박자이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 국악의 엇모리장단이 바로 이 5박이다. 이 5박 장단을 클라이맥스인 휘모리나 자진모리 직전에 사용하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리듬 배치이다. 중국 일본 동아시아 국가 음악 대부분이 규칙적인 2박자 계열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박자는 아주 현대적이다. 우리 민족의 역동성 저류엔 이런 세련된 리듬감이 유전자로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본다. 베토벤의 음악이 강렬한 그것도 그의 음악이 본질적으로 리듬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