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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부산테크노파크(TP) 사옥 전경. 국제신문 DB |
부산시 산하 경제 분야 출연기관의 업무 중복과 비효율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 지원 분야의 부산테크노파크(TP)와 부산경제진흥원이 대표적이다. 고유 기능은 외면한 채 조직의 덩치 키우기에만 급급하면서 업무가 중복되고 혼선이 빚어진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나 부산디자인진흥원은 고유 영역을 갖고 있으나 산업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출연기관의 기능과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무 자르기식의 기관 통폐합만이 능사는 아니다. 설립 취지를 살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각 기관의 고유 영역을 강화하는 편이 맞다.
부산시 경제 분야 출연기관은 TP, 경제진흥원, 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비스텝), 기술창업투자원, 정보산업진흥원, 디자인진흥원 , 신용보증재단 등 7개다. TP는 1999년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의 기술 인증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단순 제조업 중심의 지역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강소기업의 기술 지원이 핵심 기능이다. 그러나 조직 이기주의가 만연하면서 외연 확장에 집중했다. 2023년 경제진흥원 산하 신발산업진흥센터와 디자인진흥원의 섬유패션 지원 기능을 흡수했다. 2022년부터는 커피산업 육성까지 떠안았다. 이들 산업에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한 것도 맞지만 TP는 첨단산업 지원이 본래 기능에 부합한다. 덩치 키우기에 집중하다 보니 조직의 체력인 맨파워는 외려 약해졌다. 사업별로 1, 2년 단위 계약직 고용을 반복하면서 사업 연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졌다.
부산시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요 기능을 출연기관에 맡기고 관리만 하겠다는 것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 한때 청년창업이 붐을 이룰 때 모든 출연기관이 창업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를 자처하며 기능 중복이 만연했다. 청년창업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성공적인 유니콘 기업이 나온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예산 나눠 먹기와 덩치 키우기에 집착한 결과다. 최근 AI가 시대적 흐름이 되면서 모든 기관이 중구난방으로 AI 관련 사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업무 중복을 막고 기능을 총괄할 수 있는 중심축이 필요하다.
출연기관의 비대화와 비효율에는 민선 단체장의 치적 쌓기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보여주기식의 기관 신설이나 임기 내 성과 도출을 위해 큰 조직에 사업을 몰아주는 일이 잦다. 출연기관은 부산시의 수탁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외연 확장에 목숨을 건다. 민선 단체장이 선거를 의식해 지역기업의 민원을 옥석 구분없이 받아들이면서 출연기관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사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는 지역기업과 세금을 내는 시민의 피해로 돌아간다. 결국 본질이 해답이다. 출연기관이 설립 취지에 맞는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편하고 관리·감독하는 것은 부산시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