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다음 달 6~15일)를 앞두고, 주최 측이 올해의 BIFF 소식을 날마다 발신한다. 그중 두 가지에 유난히 마음이 가고 눈길이 오래 머문다. ‘김동호 전 이사장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공로상 수상’과 ‘특별기획 프로그램 아름다운 시절, 안성기’이다.
한국영화공로상은 BIFF가 한국영화 발전과 세계화에 이바지한 세계 영화인 가운데 선정해 해마다 수여한다. 김동호 전 이사장 선정 사유는 이렇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과 성장을 이끈 주역, 부산을 세계 영화지도 위에 새기다.” BIFF에 대한 김 전 이사장의 공로는 헤아리기 어렵기에 공로상 수여가 늦은 감마저 있다. 김 전 이사장이 이 상을 수락한 데서는 또 다른 의미도 찾을 수 있다.
BIFF는 30여 년 항해해 오며 영광도 컸지만, 풍파도 많았다. 2014년 ‘다이빙 벨’ 사태, 2023년 내홍 사태가 특히 충격과 파괴력이 컸다. 그 와중에 김동호 당시 이사장은 2017년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함께 뜻하지 않게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2024년까지 이어진 BIFF 내홍 사태 때는 안타까워하면서도 BIFF 혁신을 단호히 지지하고, 낡은 과거와 결별하도록 촉구해 사태 해결의 무게중심이 잡히도록 기여했다.
김 전 이사장의 올해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은 내용 형식 명분 실질 모든 면에서 그간의 이른바 BIFF 사태가 완전히 종결되고 해결됐음을 상징하며 선언하는 인상을 준다. 신중한 성품인 그가 ‘이제는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겠구나’ 하고 마음 먹은 순간을 상상해 본다.
국민 배우 안성기 씨는 올해 1월 타계했다. 모든 일을 온 마음을 다해 성실하게 하는 성격으로 유명했던 그는 BIFF 또한 깊이 사랑했다. 2005년부터 BIFF 공동 부집행위원장을 오랜 세월 맡아 말 그대로 음으로 양으로 BIFF 성공을 위해 헌신했다. BIFF에 위기가 닥치거나 사태가 터질 때면 집행위원장 등 구원투수로 등판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 번 받기도 했으나 배우 활동에 전념했다. 국민 배우이자 BIFF의 성실한 일꾼 안성기를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에 관해 BIFF는 “생전에 안성기 배우께서 이 프로그램을 제안받았을 때 본인이 직접 추천했던 작품을 중심으로 그가 나온 영화 6편을 상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장호 배창호 박광수 이명세 정지영 김보연 김수철 배종옥 등 영화인이 고인을 기리는 특별한 관객과의 대화도 제31회 BIFF에서 마련된다. 역사를 연료 삼아 BIFF가 또 한 번 출항한다.
조봉권 문화체육부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