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무엇을 원하는가. 청년 정치인으로서 끊임없이 되돌아보는 질문이다. 더 많은 지원금일까. 더 많은 혜택일까. 청년이라는 이유로 주어지는 특별한 기회일까. 답은 오히려 단순할지도 모른다. 청년은 보호받아야 할 약자이기 이전에 자신의 힘으로 세상과 부딪치고, 경쟁하고, 성취하려고 한다. 노력한 만큼 인정받고, 실력이 있다면 기회를 얻고 싶어 한다. 따라서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특혜’가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권리’다.
2024년 부산시 청년고용률은 67.3%로 2015년보다 6.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부산 청년은 57.5%로 2021년보다 7.3%포인트 감소했고,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청년도 41.3%에 그쳤다. 결국 청년정책은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얼마를 지원했는지를 넘어, 노력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답해야 한다.
정치가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청년에게 도전할 기회를 열어주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분명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해 부산의 청년정책은 ▷성장의 기회 ▷재도전의 기회 ▷공정한 출발선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일자리와 성장의 기회다.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산의 청년이 역량을 키우고 더 높은 수준의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좋은 기업과 새로운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 해양·물류·금융·관광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디지털, 콘텐츠, 신산업에서도 기업의 성장이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도전과 재도전의 기회다. 2024년 부산의 비경제활동 청년 가운데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6%다. 청년 다섯 명 중 한 명에 가까운 수준이다. 청년에게 도전을 요구하기 전에 왜 도전을 멈추게 됐는지 살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와 실력이 있다면 배경이 부족해도 도전할 수 있어야 하고,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낙오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 청년에게 필요한 안전망은 실패를 막는 울타리가 아니라 실패해도 다시 경쟁할 수 있게 만드는 발판이어야 한다.
셋째, 공정한 출발선이다. 공정한 출발선이 모두에게 똑같은 조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과 학벌, 부모의 자산과 같은 배경 때문에 도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면 공정한 경쟁이라 할 수 없다. 부산의 청년정책은 주거와 교육, 취업과 창업에서 기회에 접근하는 장벽을 낮춰야 한다. 필요한 청년에게는 분명히 손을 내밀되, 그 지원은 누군가를 앞서게 하는 특혜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능력으로 경쟁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정책이 지향해야 할 것은 ‘희망’이다. 희망은 “열심히 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막연한 낙관이 아니다. 실패하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고, 노력하고 성장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이다. 청년에게 가장 가혹한 사회는 실패하는 사회가 아니라 노력해도 아무것도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사회다.
정치의 역할은 청년을 경쟁에서 열외해주는 것이 아니라 계속 경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도전할 기회를 열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며, 반칙과 특권으로 정당한 노력이 좌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년에게도 책임은 있다. 정책이 자신의 미래를 대신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무엇을 배우고 어디에 도전할 것인지,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지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결국 청년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도움 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싫은 것이다. 경쟁을 없애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성공을 보장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도전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부산의 청년정책은 그 요구에 답해야 한다. 필자 역시 부산의 청년 정치인으로서 부산의 청년이 배경이 아니라 실력으로, 특혜가 아니라 도전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히고 공정한 경쟁의 규칙을 지키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