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제 해운대와 광안리, 남포동과 영도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만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부산의 바다와 산, 항만과 원도심, 음식과 독특한 문화는 세계인이 찾을 만한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 관광객 증가가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관광객의 숫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부산을 찾은 사람들이 얼마나 편안하고 만족스럽게 여행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유명한 관광지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관광객이 부산에 머무는 모든 순간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시의 기본을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하다.
먼저 음식의 다양성과 위생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부산에는 돼지국밥 밀면 회 어묵 등 자랑할 만한 음식이 많지만 외국인 모두가 매운맛이나 강한 양념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맵기와 간을 선택할 수 있는 메뉴와 다양한 식습관을 고려한 음식이 더 많아져야 한다. 위생도 중요하다. 식당에서 여러 사람이 손으로 뒤적이며 수저를 찾는 수저통보다는 개별 위생 커버나 포장 등을 활용한다면 작은 변화지만 관광객에게 훨씬 큰 신뢰를 줄 수 있다.
대중교통 역시 관광도시의 얼굴이다. 부산의 버스는 산과 바다, 원도심과 도심을 연결하는 중요한 관광 인프라지만 급출발과 급정거, 난폭운전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하철과 버스의 환승, 주요 관광지와의 연결도 외국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리하게 정비해야 한다. 관광객에게 복잡한 교통체계는 곧 여행의 피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에게 택시 기사는 부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시민이자 때로는 관광안내원이 된다. 런던의 블랙캡이 오랜 교육을 통해 지역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도쿄가 우수 운전자와 사업자를 평가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것처럼 부산도 관광 전문 택시기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요 관광지와 역사, 음식점 등에 대한 기본 지식과 외국인 응대 교육을 받은 기사에게 별도의 인증을 부여한다면 관광객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기사의 복장과 차량의 시인성도 관광도시의 품격과 무관하지 않다. 단정한 복장과 안전 운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차량 디자인은 특별한 요구가 아니라 기본적인 서비스다. 다만 기사에게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려면 그에 맞는 처우와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 전문교육을 받은 기사의 우선 배차 혜택을 제공해 좋은 서비스가 기사와 택시회사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의 안전과 청결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깨끗한 거리와 공중화장실, 안전한 보행로, 알기 쉬운 안내표지와 편리한 교통체계는 관광객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도시의 품질이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몇몇 장소만 정비할 것이 아니라 관광객의 동선을 따라 도시 전체의 인프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항 재개발은 부산 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부산만의 문화와 콘텐츠를 채우는 것이다. 부산의 항만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 공연과 축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북항에서 원도심 국제시장 자갈치 영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관광 동선을 구축해야 한다. 관광은 단순히 관광객을 위한 산업이 아니다. 음식 숙박 교통뿐만 아니라 공연 전시 문화콘텐츠 통역 여행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이다.
특히 청년이 부산을 떠나지 않고 새로운 직업과 창업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미래산업으로 관광을 키워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관광지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원을 잘 연결하고 부족한 부분을 세심하게 보완하는 일이다. 깨끗한 수저 하나, 안전한 버스 한 대, 단정한 택시 기사의 복장, 친절한 말 한마디가 모여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
부산 관광도 이제 ‘많이 오는 부산’에서 ‘다시 찾는 부산’으로 바꿔야 한다. 관광객이 좋은 경험을 하고, 그것이 지역의 일자리로 이어지며, 도시의 서비스와 환경을 개선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은 세계인이 찾아오는 도시를 넘어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