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도쿄올림픽 때 인상적인 장면은 신유빈과 니시아리안의 탁구 대결이었다. 2004년생 신유빈은 17세, 1963년생인 니시아리안은 58세로 두 사람 나이차는 41세에 달했다. 신유빈이 최연소 국가대표로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할머니뻘 선수를 상대한 이 경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경기는 신유빈의 승리로 끝났지만 니시아리안이라는 선수에 대한 관심은 쉽게 식지 않았다. 나이를 무색케 하는 투혼을 발휘한 니시아리안은 “오늘의 나는 내일보다 젊다. 계속 도전하며 즐길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지난 22일부터 대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에 106세 노인이 선수로 참가했다. 태국 출신 사왕 잔프람 씨로 1920년생이다. 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는 만 35세 이상 동호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대회여서 선수 연령대는 다양하다. 하지만 잔프람 씨는 참가에 의의를 두는 선수가 아니다. 27일 원반던지기 85세 이상 부문에 출전해 13명 중 1위를 차지했다. 7.59m를 던져 해당 연령대 세계기록마저 경신했다. 74세인 딸과 함께 대회를 찾은 그는 29일에도 95세 이상 창던지기에 도전한다.
몇해 전 TV에서 한 몸짱 할머니 사연이 방송됐다. 이 할머니는 온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어 병원에 갔다가 “이 연세에는 함부로 움직이면 큰일 난다”는 의사 말을 들었다. 가만히 있었는데 몸은 더 아파왔고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는 심정으로 뒷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허리나 다리 상태가 악화되기는커녕 도리어 좋아져서 동네 공원에 있는 각종 운동기구를 섭렵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사람의 근육이 나이 들면 쉽게 퇴화하는 것 같지만 그것도 단련하기 나름이라고 한다. 잔프람 씨가 운동을 시작한 나이는 80세다.
90세가 넘었는데도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조명받은 한 기업인은 김밥 한 줄을 30분 이상 천천히 먹는 소식 습관을 공개했다. 반면에 끼니마다 삼겹살 없이 밥을 못 먹는다는 젊은이 못지 않은 대식가도 봤다. 사람마다 식성이나 생활방식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장수하는 노인 치고 게으름 피우는 이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인구가 10년 새 3배 가량 증가했다. 인체는 단련할수록 강해지는 신비로움이 있다. 원반이나 창던지기까지는 아니어도 좋다. 더위가 아무리 맹위를 떨쳐도 해가 기우는 늦은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시는 78세 이웃 할머니만큼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강필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