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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을 위해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X에 글을 올려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게 공약이자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이 대통령과의 골프회동 사실을 공개하면서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고 했다는 이 대통령 발언을 함께 소개해 논란이 일었고, 청와대 관계자도 “국회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수용성이 가장 높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직접적인 입장이다.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라 불릴 만큼 권한이 쏠려 있어 이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도 2022년 대선, 2025년 대선 등 계기만 있으면 폐혜를 지적하며 개헌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후보 시절 권력구조 개편을 강력하게 피력했던 것과 달리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이 문제를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게 사실이다. 개헌이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1호라고는 하나, 더불어민주당이나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실제 추진한 안에는 ‘5·18과 부마항쟁 전문 수록’ ‘분권’ 등 비쟁점 사안만 담겼다. 임기 단축이라는 배수진이 의외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임기 단축’은 얼핏 상당한 손해를 감수하는 결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헌을 통해 중임이나 연임이 가능해지고 현직 대통령에게도 이를 허용하는 경우라면 현직만큼 유리한 게 없다. 불과 3주 전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국민 선택”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현행 헌법에는 권력구조 개편 결과가 현직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돼 있는데 이를 고칠 수 있다는 의미여서다. 핵심은 연임인데 이 대통령은 이번 X에서도 이를 비껴갔다.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표하지 않는 한 ‘임기 단축’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권력을 향한 이 대통령의 집착은 지난 1년 2개월간 자신의 사법리스크 없애기 작업을 통해 충분히 확인했다.
1987년 이후 40년째 그대로인 대한민국 헌법은 한계론에 부딪혀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후보 때 적극적으로 개헌을 주장하다가 대통령이 된 이후엔 국정 동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논의 자체를 터부시 했고, 이와는 반대로 불리한 국면 전환에 이를 소비하는 사례도 종종 봐왔다. 마침 부동산 실정 등이 쌓여 이재명 정부 국정지지율이 긍정보다 부정이 많은 데드크로스를 이뤘다. 개헌론자인 야당 의원들과의 골프회동, 이중 한명으로부터 개헌론이 새어나가게 만든 것도 국민에게는 순수하게 비치지 않는다. 내년은 선거가 없으니 올해가 개헌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적기인 건 맞다. 그러나 개헌의 가장 큰 관문인 현 대통령의 연임 여부를 ‘외곽만 때리는’ 화법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건 오히려 개헌 의도에 대한 불신과 의혹만 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