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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글로벌 반도체 투자와 부산의 기회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   입력 : 2026-08-03 18:50:2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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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을 요즘 많이 생각하게 된다. 부산의 발전전략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연구를 접하고 나면 이 말이 가장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각 분야나 요소의 인재 예산 제도 등은 수십년 간 많이 발전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한 걸로 보이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시너지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후진적인 모습이 많아 보인다. 산·관·학·연의 협력을 통한 지역 경제의 발전에서는 특히 이러한 잘 꿰어지지 않는 현장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다. 혼자 빛을 발하는 흩어진 구슬이나 각자 헛도는 톱니바퀴와도 같다.

각 분야를 튼튼하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강한 연결고리가 필요한데, 이 연결하는 부분이 늘 문제의 원인이다. 대학에서도 팀 과제를 수행하는 수업은 인기가 없고, 대학 간 협력, 대학과 기업 간 협력은 항상 어렵다. 공공부문 내에서도 부서 간이나 산하기관 간 협력, 부처 간 협력은 지속적인 난제다.

그리고 이를 연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할 리더십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도 쉽게 답이 보이지 않는다.

유럽의 지역혁신체제(Reginal Innovation System) 연구에서도 가장 우선적인 부분으로 EDP(기업가적 발견과정, Entrepreneurial Discovery Process)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 EDP는 산·관·학·연의 각 주체를 연결해 지역혁신과 투자를 이끌 거버넌스를 말한다. 일부 성공한 유럽 지역의 사례에서는 예외 없이 이러한 연결에 성공한 거버넌스의 존재를 강조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현장의 디테일에 관심을 가지는 지도자가 많이 보이지만 이들 또한 혼자서 꽉 짜여진 규제와 조직의 틀을 깨고 협력을 통해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대안을 이끌어 내고 실행까지 완수하기에는 많이 버거워보인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최근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 분야의 전세계 3대 과점 공급업체 중 2개를 보유한 한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식시장과 수출입 실적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수요와 심지어 세금 수입조차 역대급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반도체 핵심 공장을 호남을 중심으로 전국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와 해당 기업의 공동 발표는 매우 중요한 방향을 잘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역량의 증가는 매우 더딘 현 상황이 향후 최소 10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공장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지을 수 있는 지역은 국내외 어디든 가리지 않고 투자하겠다는 기업의 이야기는 결코 형식적인 이야기나 희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절박한 현실로 다가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울경 지역은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 필수요소인 전력과 용수, 그리고 인재확보 측면에서 국내 최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부산은 원전에 가장 인접하고 있으며, 수자원이 풍부하고 대학 등 우수 인력의 공급 또한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지역이다. 연간 1만 명에 가까운 부산 청년 유출의 대부분은 부산의 공대 인력이 수도권으로 취업한 결과다. 이는 그들이 가고 싶어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투자를 하면 풍부한 인력을 더 좋은 조건으로 구할 수 있는 상황임을 반증한다.

문제는 반도체 공장 유치에 필요한 중요한 구슬을 모두 갖고 있으나, 이들을 꿰어서 실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로 연결해 내는 작업을 누가, 어떻게,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낼 것인가라는 것이다. 지역의 정치지도자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진심과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기업 관련 열쇠를 쥐고 있는 이들의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제2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부산형 반도체 투자유치 EDP 거버넌스가 시급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투자 확대가 절박한 지금의 기업 상황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진 기업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이들이 주축이 되는 지역 거버넌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내는 것이 우선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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