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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 보이세요.” 나이가 들수록 이보다 반가운 칭찬도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동안(童顔) 화장품과 리프팅 시술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더 아름다워지고, 더 어려 보이기를 원한다. 영화 속에서도 줄기세포나 첨단기술을 이용해 젊음을 붙잡으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어려 보이는 얼굴은 시대를 초월한 욕망이 되었다.
이러한 열망은 오늘날에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연산군일기>에는 장녹수가 서른을 넘겼음에도 열여섯 살 소녀처럼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동안은 시대를 막론하고 선망의 대상이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어려 보이는 얼굴에 끌리는 것일까.
동안의 특징은 얼굴이 둥글고, 눈이 크며, 턱선이 부드럽다. 전체적으로 모난 곳이 적고 온화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얼굴은 상대의 경계심을 낮추고 편안함과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말보다 먼저 상대에게 긍정적인 심리적 신호를 보내기에, 첫 만남에서도 쉽게 호감과 신뢰를 끌어낸다.
친화성의 배경에는 호르몬의 작용이 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뼈의 성장을 억제한다. 이 호르몬의 영향이 크면 턱선과 눈썹 뼈가 부드러워진다. 눈은 커 보이고 입술이 도톰해져 자연스럽게 동안이 된다. 반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우세하면 골격이 뚜렷해진다. 각진 턱과 부각된 광대뼈는 강인한 이미지를 만든다. 이러한 특징은 생물학적으로 건강함을 드러내는 신호로 여겨진다. 결국 우리 얼굴은 호르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동안을 만드는 호르몬은 얼굴뿐 아니라 기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에스트로겐의 영향이 큰 사람은 대체로 친화적이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타인의 마음을 열고 사람을 상대하는 데 커다란 강점이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이러한 기질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결단력과 책임감, 때로는 이성적이고 냉정한 판단이 더 요구되기 때문이다. 역할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 다르듯, 타고난 바탕의 쓰임 또한 때에 맞아야 한다. 어떤 장점도 모든 상황에서 다 통할 수는 없다.
여성이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 보다 이성적이고 결단력 있는 성향을 띠기도 한다. 이러한 면모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리더의 자질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의 관상학에서는 이 같은 얼굴을 여성에게 부정적으로 해석하곤 했다. 당시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했던 역할이 지금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얼굴에 대한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 오늘날에는 독립성과 추진력, 리더십을 보여주는 상(相)으로 읽힌다.
관상학은 얼굴의 미추(美醜)를 가리는 학문이 아니다. 저마다 타고난 기질과 그 쓰임을 읽는다. 부드러운 기질은 사람을 모으고 관계를 이어가는 힘이 된다. 강인한 골격은 책임을 감당하고 조직을 이끄는 동력이 된다. 여성의 얼굴에 다소 남성적인 특징이 있다고 해서 흉한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모양새에는 저마다 다른 기질과 역할이 담겨 있을 뿐이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어려 보이기를 바라는 시대에 살고 있다. 동안은 건강과 생명력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얼굴이다. 하지만 관상의 본질은 단순히 동안 여부에 있지 않다. 부드러움만으로는 삶의 비바람을 견디기 어렵고, 강인함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 중요한 것은 어려 보이는 외형이 아니라, 타고난 기질을 삶 속에서 어떻게 균형 있게 쓰고 있는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