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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과 치유에 총력 기울여라

자진신고 두 달새 전국 806건 접수

처벌보다 상담·학교지원 강화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6-07-21 18:52:1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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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적발된 도박사이트 화면. 울산경찰청 제공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5월부터 시행한 자진신고는 한 달 새 전국 기준 7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에게서 수백만 원을 빌린 학생부터 부모의 통장에 손을 대거나 사채까지 쓴 사례도 발생했다. 최근 도박 빚 때문에 강제 알바나 범죄 도구로 이용되는 사례를 다룬 드라마도 많을 정도로 일부 청소년의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들이 도박에 빠져 드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의 어두운 자화상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부동산 코인 주식 등이 건강한 투자가 아닌 투기로 흐른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아파트 한 채 마련하기 어렵다는, 희망의 사다리가 파괴된 사회가 한탕주의를 확대, 재생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전국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통해 접수된 신고는 전국 기준 총 806건이다. 이 중 청소년 본인의 신고는 629건, 보호자 신고는 177건에 달한다. 특히 시행 첫 달 294건이 접수된 데 비해 두 번째 달은 512건이었다. 한 달 만에 무려 자진신고가 무려 74%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는 총 91명이 자진신고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지난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소 1번 이상 도박을 해본 청소년은 전국 15만7703명으로 추산된다. 경찰청이 1년(2024년 11월~2025년 10월)간 적발한 청소년 도박 행위자만 해도 전국 7153명이다. 청소년 도박 특성상 정확한 통계 집계가 어려운 만큼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죄의식 없이 돈을 빌리거나 부모 돈에 손을 대는 사례가 빈번하다. 부산에서는 동급생 41명으로부터 200만 원을 빌려 도박한 중학생이 자진신고를 했다. 이 학생이 도박 사이트에 입금한 금액은 2600만 원에 달했다. 친구에게서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갈취나 협박 등 학교폭력이 발생할 여지도 크다. 경기 남부에서는 10여 명의 사채업자로부터 500만 원을 빌린 18세 청소년이 연 200%에 달하는 고금리와 불법 추심 피해를 호소하며 자진신고했다. 문경에서는 아버지의 통장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3000만 원을 인출해 도박한 14세 청소년이 자진신고했다.

사이버도박의 통로가 휴대전화이다 보니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통제가 쉽지 않다. 현실적인 한계가 있더라도 학교가 최종 방어선이 되어야 한다. 학생을 가장 근접거리에서 관찰하고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예방과 상담,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도박의 늪에서 건져내야 한다. 학교에 전문적인 도박 중독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에 대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도박 중독이 의심되는 학생의 휴대전화를 교사가 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이 될 것이다. 정부도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 도박 사이트 차단 등 기술적인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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