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권리보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해 비판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최근 불거진 장윤기 사건 수사 등 경찰의 미덥지 못한 수사 때문에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냐”며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윤기 사건은 경찰이 마음만 먹으면 사건을 은폐·조작·축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사건의 진실은 물론 경찰 내부의 ‘위험천만한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지 못했을 것이다.
박 의원의 말은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을 위해 부작용은 감내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정파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이 침해받는 것은 사소한 투정 정도로 치부하는 인식이 담겨 있는 듯 하다.
친여 성향 유튜버인 김어준 씨도 장윤기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음모론으로 몰아갔다. 그는 최근 “이런 정도의 사건은 1년에 몇 건씩이나 있는데 최근에 한 일주일 상간으로 거의 모든 언론에서 톱을 장식하고 있다”며 보완수사권 존치를 위한 여론몰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사건이 1년에 몇 번씩 있었다’는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경찰에게 온전히 수사권을 맡겨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박 의원과 김 씨에게는 피 맺힌 유가족의 절규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그들이 늘 사용하는 화법대로 ‘당신 가족이 그런 일을 당한다면’이라고 되묻고 싶다.
민주당은 ‘보완수사 요구권’ 같은 엉성한 안전장치를 보완책으로 내세우며 입법 강행을 밀어붙인다. 보완수사 요구권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최강욱 전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을 때는 검사가 언론에 알려 공론화하면 된다”는 얼토당토않은 대책을 제시했다.
장윤기 사건과 계곡 살인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 검찰의 보완수사로 덮여 있던 진실이 드러난 사건은 많다. 많은 국민은 보완수사권 존치를 원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반대 기류가 커진다.
과거는 물론 지금도 정치검찰·경찰이 존재하고, 그들의 잘못도 많다. 그러나 민주당의 대응은 감정적이다. 눈 앞에 벌어진 명백한 부조리를 보고도 정파적인 목적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인다면 ‘구더기’라는 역풍은 그들이 맞게 될 것이다.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