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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씨를 보인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부산도 폭염경보가 유지됐다. 연합뉴스 |
경북 포항과 경산에 12일 사상 처음으로 폭염 특보의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부산에서도 지난 11일 서부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 곳곳이 강한 더위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폭염이 단순한 기상 현상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기후 재난이 되고 있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만으로는 경각심을 높이기 어려운 ‘극한 더위’를 경고하기 위해 올 여름 처음 도입된 제도다.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되는 지역 가운데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은 열사병과 탈진을 직접 유발할 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 등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입원 및 사망 위험을 높인다. 질병청 조사 결과 체감온도가 38도에 이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 위험은 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미만에서도 전체 사망 위험이 4% 증가했다. 역대급 무더위로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0일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가 535명이며 추정 사망자는 2명으로 파악됐다. 예년보다 이른 시기부터 온열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2025년에는 전국적으로 4460명의 온열질환자와 29명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폭염 피해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취약계층이 받는 위험은 더욱 크다. 고령자와 어린이 기저질환자는 사회적 보호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주말 부산에서도 일부 지역에 열대야가 나타나고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무덥고 습한 찜통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주 일부 지역에 비 소식이 있지만 폭염을 해소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고위험군인 취약 노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무더위쉼터 운영시간을 확대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부산은 산복도로와 쪽방촌 등 에너지 취약층이 많아 에어컨 없이 여름을 견뎌야 하는 주민이 겪는 어려움이 크다. 거제·통영의 조선소와 창원의 국가산업단지 등 고온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정부는 단기적인 폭염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기후 재난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시민 대응도 중요하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야외활동을 줄이고 냉방이 가능한 장소로 이동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주변 어르신과 취약계층의 안전을 확인하는 관심도 필요하다. 학교와 산업현장 역시 폭염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고 무리한 야외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라 기후변화가 초래한 상시적 위험이 되고 있다. 기존의 대응 방식만으로는 심화하는 폭염 피해를 막기 어렵다.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가 함께 기후 재난에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고 안전을 우선하는 사회적 대응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