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청년이 없다는 말은 끊이지 않고 들린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조금 다르다. 청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머물지 않는 구조가 있을 뿐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20대 직원들은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들은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 성장한 청년들이다. 이미 경쟁력은 충분히 갖췄다. 얼마 전에는 지역 청년들이 참여한 한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느낀 것은 분명했다. 부산의 청년들은 충분히 준비돼 있고, 가능성 또한 크다는 점이다. 단지 그 가능성을 펼칠 무대가 부족할 뿐이다.
청년이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일자리의 질, 그리고 연봉과 환경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결국 핵심은 ‘기회를 경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보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청년은 떠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된다.
최근에는 긍정적인 변화의 흐름도 감지된다. 에너지 분산 정책과 같은 제도적 변화로 인해 부산을 포함한 지역에 데이터센터 유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엣지 데이터센터’로 불리는 이러한 인프라는 단순한 시설 유치를 넘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도 지방 기업에 대한 가점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사업들이 점차 분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안배를 넘어 신기술과 산업 기회가 지방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된다면 청년들이 굳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AI 산업의 성장 역시 부산 청년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첨단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지만, 지금은 클라우드와 AI 기술의 발전으로 지역에서도 충분히 글로벌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배우려는 지역 청년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라 청년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지역 기업과 학교, 그리고 정책이 함께 연결될 때 부산의 청년들도 충분히 미래 산업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필자는 기업을 운영하며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을 넘어 젊은 직원들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우리 회사는 인적자원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직원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대학원 등 산학 연계를 통한 재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의 운동부 학생들을 위한 후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경제적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돕는 것, 그리고 청년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끝까지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것.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기업이 지역에서 실천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성장하고, 경험을 쌓고, 언젠가는 또 다른 후배들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흐름이 쌓이면 하나의 구조가 만들어진다. 청년이 머물고, 성장하고, 다시 후배를 키우는 선순환이다. 도시는 결국 사람으로 완성된다. 특히 청년이 머물지 않는 도시는 미래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반대로 청년이 머물고,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도시라면 그곳에는 분명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부산은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현장에는 경쟁력 있는 청년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청년을 붙잡는 정책이 아니다. 청년이 머물고,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다. 청년은 도시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기회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필자는 부산의 청년들이 AI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사업 두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다. 지역에서 성장한 청년들이 첨단 산업의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청년이 머물고 돌아오는 도시, 부산. 그 가능성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