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요경제 항산항심] 경제적 투표 어떻게 볼 것인가

이상엽 부산대 산학협력단 교수·전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상엽 부산대 산학협력단 교수·전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   입력 : 2026-06-08 18:48:4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 재임 4년 동안의 경기침체를 부각시킨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유명한 슬로건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면서 걸프전 승리 덕에 지지율이 90%에 달했던 부시를 이길 수 있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로 경제적 풍요를 공언하며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와 빈곤 탈출을 위한 제조업 부흥(Make in India)을 부르짖으며 3선에 연임한 인도 모디 총리 등의 사례도 미래 경제 후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유권자의 전망이 반영된 투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도 이처럼 경제 후생을 고려하여 한 표를 행사하는 경제적 투표 현상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우리는 미래 전망적 투표 특성을 보이는 앞의 예들과는 달리 과거의 경제성과를 기준으로 삼는 회고적 투표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여기에 더해 이념 성향이 강하지 않은 중도층을 중심으로 국가나 사회 지향적이 아닌 자기중심적인 경제적 투표 현상이 목도된다.

지난주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세칭 한강 벨트 유권자의 선택은 세금과 규제 강화로 인한 아파트 가격 하락 즉, 자기의 경제 후생 감소에 대한 일종의 응징적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유권자로서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판단에 앞서 자신의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이 우선한 것이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쉽게 잊어도 빼앗긴 재산은 잊지 못한다’는 500년 전 마키아벨리의 통찰이 현대판 군주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현실에 놀랍기까지 하다.

이처럼 경제적 투표 현상이 강화되는 이유는 먹고사는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최근 팬데믹,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경제 불확실성이 변수가 아니라 이미 상수로 자리 잡았고 그 영향으로 저성장의 고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는 자신의 경제 후생 증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감소하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먹고살기 위한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정치다. 정치가 시장의 규칙을 정하고 자원 배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권자는 투표를 통해 자기 후생 증가를 약속하거나 가져다줄 수 있는 정치인을 당선시키거나, 내 후생을 감소시켰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은 낙선시키는 선택을 하려는 유인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투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에 비해 자신의 한 표가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이 매우 낮은 경제학적으로 비합리적 행위임에도 투표에 참여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자기중심적 경제적 투표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경제적 투표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다. 관세 폭탄을 즐기고 있는 미국의 횡포만이 아니다. 유럽연합은 규제와 각종 보조금을 통해 장벽을 쌓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다.

자국 경제 후생을 키우기 위한 국가 간의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 종국에는 글로벌 경제 규모를 축소시키는 음합게임(negative-sum)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 이론이 역사적 유물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의 경우도 수도권 부동산 감세로 매물 잠김 현상에 따른 가격 상승, 세수 부족, 자산 양극화 등의 부정적 효과를 경험했다. 중·장기적으로 세대 갈등이나 지방소멸 가속화라는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당장 눈앞의 후생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경제 후생을 고려한 현명한 선택이 중요하다. 공동체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민주, 정의와 공정, 연대와 포용, 인권 등과 같은 보편적 가치가 혹여 훼손되면 자기중심적 경제적 투표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 전략을 객관적 시각에서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추어져 있으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듯싶다.

누구나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나 정책이 없다지만 후보 공약집 한번 보지 않고 이념 정당 인물 선심성 공약에 열광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4. 4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0. 10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한전, 개인정보 유출 1만1000명 추가 “조사 과정서 발견”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8. 8[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